한국 연구진이 자동차 에어컨 증발기서 발견한 미생물 정체

  • 이후림 기자
  • 2021.08.27 11:25
녹조현상 (사진 환경부 녹조 소책자)/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녹조 원인 세균을 사멸시키는 미생물이 자동차 에어컨 증발기 안에서 발견됐다.

27일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박우준 고려대학교 교수진과 공동연구를 통해 여름철 녹조 발생 주요 원인인 '남세균'을 사멸시키는 자생 미생물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미생물은 자동차 에어컨 증발기 안에서 우연히 발견됐다. 연구진은 지난해 자동차 에어컨 안에서 나는 악취를 줄일 균주를 찾다가 해당 미생물을 발견해 분석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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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록소를 가지고 있어 짙은 청록색을 띠는 남세균은 세균 중 유일하게 산소를 생산하는 광합성 세균이다.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개체 수가 급증하면 녹조현상 주요 원인이 된다.

다이노잔틴 화합물이 처리된 마이크로시스티스 에르기노사의 주사 전자현미경 사진. 다이노잔틴 화합물 처리 후 36시간(좌), 336시간(우). 고유의 구형 모양이 부정형으로 변하는 모습과 시간에 따라 완전히 분해된 세포벽의 모습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뉴스펭귄

이번에 발견된 미생물은 '다이노코쿠스 메탈릴라투스'(Deinococcus metalliatus MA1002)로 화합물 '다이노잔틴'을 생산한다. 다이노잔틴은 녹조를 유발하는 남세균을 사멸시킨다. 

연구진은 해당 미생물이 생산하는 다이노잔틴 화합물을 남세균에 5일간 놓아뒀고, 그 결과 녹조를 유발하는 남세균이 80% 이상 사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화합물은 남세균 세포벽을 분해해 세균을 직접 사멸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노잔틴 화합물 처리 후 남세균의 생장 비율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제공)/뉴스펭귄

국립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미생물이 경제성을 갖춘 친환경 녹조저감 기술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연구진은 가격이 저렴한 농업부산물 '콩기름찌꺼기'를 활용해 해당 미생물을 대량으로 배양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할 전망이다.

아울러 다이노잔틴 화합물 현장 적용을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최종원 국립생물자원관 생물자원활용부장은 "이번 자생 미생물 활용 연구결과를 토대로 후속 연구를 진행해 녹조 문제 해결책을 찾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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