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거리 커피찌꺼기 편의점 바닥에 깔린다

  • 남주원 기자
  • 2021.06.24 11:21
(사진 BGF리테일)/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커피 찌꺼기가 편의점 데크로 재탄생한다.

BGF리테일 편의점 CU가 커피 찌꺼기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커피박 데크를 점포에 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커피박은 커피원두에서 커피를 추출하고 남은 커피 부산물이다. 즉 커피 찌꺼기를 일컫는 말이다. 원두의 0.2%가 커피로 추출되면 나머지 99.8%는 커피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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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커피 음용량이 늘어나면서 국내에서 연간 발생하는 커피박은 약 15만t 이상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커피박이 다양한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는 커피박을 별도로 분류하는 기준이 없어 '일반 생활 폐기물'로 배출되는데, 커피박을 소각하면 톤 당 약 338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 매립할 경우 카페인 성분으로 토양오염이 우려된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이에 CU는 전국 1만 5000여 개 점포를 거점으로 자원이 재활용되는 업사이클링 시스템을 구축했다. 커피박으로 인한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커피박 데크를 점포에서 시범 운영하는 것이다. 가맹본부 차원에서 커피박 데크를 도입하는 것은 CU가 처음이다.

CU에 따르면 커피박 데크는 커피박 함유율이 20% 이상인 합성 목재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부목 데크와 비교해 쪼개짐이나 뒤틀림 등 변형이 적다. 뿐만 아니라 기온, 강수량 등 외부환경에 대한 내구성이 강하며 커피원두의 특성인 방향 및 탈취 효과도 있다.

데크를 철거해야 할 상황에도 조립된 데크를 그대로 해체하기만 하면 100% 재자원화가 가능하다.

CU 측은 "점포에 도입하는 커피박 데크는 각종 유해물질 및 환경호르몬 검출 테스트에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단가는 일반 방부목 데크보다 약 23% 가량 높다.

(사진 BGF리테일)/뉴스펭귄
(사진 BGF리테일)/뉴스펭귄

아울러 CU는 커피박 데크 상용화를 위한 '내부 자원순환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전국 CU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을 수거해 제조공장에 전달하면 협력사가 이를 데크로 가공해 다시 CU에 납품하는 방식이다.

CU에서 연간 판매되는 '겟커피'(즉석원두커피)는 약 1만 4000만 잔으로 잔당 평균 12g의 원두가 사용된다. 한 해 동안 약 1700t의 커피박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를 계산해보면 점포에서 수거된 모든 커피박이 업사이클링된다고 가정했을 때, 약 4000개 점포(점당 29m2 설치기준)에 겟커피 원두로 만든 커피박 데크를 시공할 수 있다.

BGF리테일은 일부 신규 점포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친 후 가맹점과 고객 반응에 따라 커피박 데크 도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BGF리테일 황환조 운영지원본부장은 “커피박 데크는 유럽 등에서는 이미 상용화된 친환경 자재"라며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는 CU가 처음으로 가맹본부의 주도 아래 커피박 데크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전국 1만 5000여 개 CU 점포에서 발생하는 커피박이 100% 업사이클링될 수 있는 자원순환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구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 Pexels)/뉴스펭귄

한편 국내에서 커피박을 재활용한 사례는 늘고 있는 추세다. 현대제철은 지난달 17일부터 이달 16일까지 '커피박 재자원화 프로젝트' 홍보 캠페인을 진행해 폐기물 감축과 일자리 창출에 박차를 가했다. 경북도는 커피박 폐기물로 축사 악취를 해결하는 데 앞장섰다.

그 외에도 여러 시·도 및 기업들이 커피박으로 친환경 화분을 만드는 등 커피박 재자원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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