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 영국 총리가 플라스틱쓰레기 더미에 휩쓸렸다(영상)

  • 남주원 기자
  • 2021.05.21 15:13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영국 환경단체가 제대로 뿔났다. 그린피스영국(Greenpeace UK)은 가히 파격적인 영상 하나를 1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비롯해 모든 SNS 채널에 게재했다.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 영국 총리가 어마무시한 양의 플라스틱 쓰레기 더미에 휩쓸리는 장면이 담긴 단편영화다. 

제목은 '쓰레기장관: 다우닝가 재앙'(Wasteminster: A Downing Street Disaster)으로 그린피스영국이 애니메이션 전문가들과 합심해 제작했다. 2분 남짓한 이 단편영화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두인 플라스틱 위기에 대한 영국 정부의 충격적인 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했다.

영상 속 보리스 존슨 총리를 똑 닮은 모형은 기자회견을 열고 열성적으로 연설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때 총리 머리 위로 플라스틱 쓰레기가 한두 개씩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내린다. 플라스틱 더미는 결국 총리의 주거지와 사무실이 있는 다우닝가(Downing Street) 전체를 집어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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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영국은 "정부는 스스로를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세계적 리더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플라스틱 위기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들은 "영국은 너무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고 있는데, 차마 우리가 처리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정부는 폐플라스틱을 다른 나라에 버리고 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다우닝가를 가득 매웠다. 영화의 모든 대사는 보리스 존슨 총리가 실제 말했던 내용을 직접 인용한 것이다 (사진 Greenpeace UK)/뉴스펭귄

단체에 따르면 영국에서 발생한 하루 평균 약 180만kg에 달하는 플레스틱 폐기물이 다른 나라로 수출돼 야생동물을 죽이고 수로를 오염시키는 등 각종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영상 속 엄청난 플라스틱 더미는 다름 아닌 영국이 매일 다른 나라에 버리는 양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폐플라스틱은 인간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그린피스영국은 터키와 말레이시아 등지로 보내지는 플라스틱이 야외에서 버려지거나 태워지면서 호흡기 문제, 코피, 두통 등 각종 심각한 건강문제를 유발한다고 경고했다. 

단체는 "정부가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른 국가에 보내는 것은 불법"이라며 "하지만 새로운 그린피스 조사는 폐플라스틱이 터키에 버려지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발견했다"고 규탄했다. 그들이 같은 날 발표한 보고서 '영국이 여전히 전 세계에 플라스틱 폐기물을 버리는 방법'(Trashed: how the UK is still dumping plastic waste on the rest of the world)에 따르면 터키는 영국에서 나오는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 가운데 무려 3분의1 이상인 38%를 떠안는다. 

그린피스영국이 짧지만 강렬한 해당 단편영화를 통해 보리스 존슨 총리에게 묻는 건 '책임'과 '행동'이다. 단체는 "영국 정부는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긴급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다른 국가로 플라스틱 폐기물 투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영국이 애초에 플라스틱 생산량을 대폭 줄여아 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50%까지 줄이면 영국이 폐기물 수출을 중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각과 매립지로 들어가는 플라스틱도 줄일 수 있다고 외쳤다.

이에 따라 그린피스영국은 정부에 2025년까지 일회용 플라스틱을 50% 의무 감축하는 정책을 펼칠 것을 재촉했다. 아울러 자체적으로 플라스틱을 처리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재활용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단체에 따르면 현재 영국 가정에서 나오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오직 10% 미만이 영국에서 재활용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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