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된 여우가 동해안에 나타났다? "잘린 다리... 덫에 걸린 듯"

  • 이후림 기자
  • 2021.04.07 17:1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다리가 일부 잘린 것으로 보이는 붉은여우가 발견됐다.

4일 우리나라에서 사실상 멸종됐다고 알려진 붉은여우가 동해안 해안 사구에서 부상당한 모습으로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쪽 앞다리가 일부 잘린 것으로 보이는 붉은여우는 다른 개체와의 먹이 사냥이나 경쟁에 뒤처질 가능성이 있어 야생에서 생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해당 여우를 신속히 구조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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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속 한쪽 다리를 다친 붉은여우는 불편한 듯 절뚝거리며 자세를 잡은 뒤 이내 자리를 뜨는 듯한 모습이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원주지방환경청 권명자 자연환경해설사는 YTN에 "여우가 가만히 웅크리고 앉아있어 계속 관찰하다 보니 왼쪽 발이 끊어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립공원공단 원혁재 중부복원센터장은 뉴스펭귄에 "사람이 설치해 놓은 올무나 덫이 아니라면 다리가 저런 모양으로 잘릴 일이 없어보인다"고 부상 원인을 추측했다.

붉은여우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이번에 발견된 여우가 토종인지 방사 개체인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다만 해당 여우가 우리나라 학계에서 절멸했다고 알려진 토종 붉은여우가 맞다면 이들이 복원된 셈이어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원 센터장은 "부상당한 여우가 자연 토종인지 방사 개체인지 여부는 조사 중"이라며 "방사한 개체에 다는 추적기가 보이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토종 개체라고 확신할 수 없다. 추적기가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야생 붉은여우는 2004년 국내 학계에서 공식적으로 절멸했다고 알려졌지만 인간이 모르는 야생 활동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다"며 "정확한 유전자 확인을 통해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외관상으로만 봤을 때는 토종 붉은여우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원 센터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토종 붉은여우는 1960~70년대 쥐잡기 운동 여파로 소형 포유류와 함께 개체 수가 급감했다. 소형 포유류가 주식인 이들이 쥐를 먹는 과정에서 약물을 간접 섭취해 다수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편 국립공원연구원과 환경부는 유전자 확인 및 구조 치료를 위해 해당 여우를 포획해 배설물과 털 등을 채취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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