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여친' 있는 개코원숭이가 고독사 안하고 오래 산다?

  • 남주원 기자
  • 2020.09.24 09:00
(사진 Pixabay)/뉴스펭귄

친한 암컷이 있는 수컷 개코원숭이가 그렇지 못한 수컷보다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학 수전 앨버츠(Susan Alberts)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이와 같은 내용을 영국 '왕립학회 자연과학 회보 B(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B)'에 지난 21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인간을 비롯해 원숭이, 돌고래 등 적지 않은 동물이 친한 친구를 가진 개체일수록 오래 살 확률이 높다고 알려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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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는 암컷에 한정된 결과였다. 일반적으로 평생 같은 집단 내에서 살아가는 암컷과 달리 수컷은 서열 싸움 및 떠돌이 생활 등으로 정확한 관찰이 어려웠던 탓이다.

또 수컷이 암컷과 가까이 지낸다고 해도 그것은 번식을 위한 짝짓기나 안전한 육아를 위한 것으로만 여겨졌다. 이를 넘어 수명 연장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연구팀은 알렸다. 

이하 '털 고르기'를 하는 개코원숭이들 (사진 Susan Alberts, Duke University)/뉴스펭귄
(사진 Susan Alberts, Duke University)/뉴스펭귄

연구팀은 지난 35년 간 케냐 남부 암보셀리 국립공원에 서식해온 개코원숭이 540여 마리 행동을 관찰, 분석했다. 수컷 277마리, 암컷 265마리 대상으로 '털 고르기(그루밍, grooming)'를 통해 각 개체 간 친분 정도를 측정했다.

개코원숭이는 서로 털 고르기를 하며 진드기나 기생충을 잡아주는데, 이를 통해 집단 내 사회적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수컷들 사이에서는 보통 털 고르기를 하지 않지만 암컷과는 번식기가 아닌 평상시에도 이런 행위를 한다.

분석 결과 암컷과 친밀한 수컷의 경우 그렇지 못한 개체보다 1년 가까이 더 살 확률이 약 2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Pixabay)/뉴스펭귄
(사진 Pixabay)/뉴스펭귄

앨버츠 교수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개코원숭이 수컷도 사회적으로 연결돼 있을 때 더 오래 산다"면서 "친구와의 유대감은 수컷 영장류 수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수컷에게 서열 싸움 등 외부에 맞서 싸우는 스트레스보다 사회적 고립감이 생존에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영장목 진화에 '우정'이 깊이 뿌리 박혀있음을 시사한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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