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말 '무늬'는 흡혈곤충 피하려는 진화의 증거

  • 권오경 기자
  • 2019.04.02 17:43

줄무늬 유무에 따라 벌레 접근 빈도 차이 보여

얼룩말의 줄무늬가 말파리 등 흡혈 곤충의 접근을 피하기 위한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다.

얼룩말의 줄무늬가 말파리 등 흡혈곤충의 접근을 막기 위한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은 얼룩말의 줄무늬가 말파리를 쫓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는 브리스톨대 연구팀의 실험 결과를 최근 보도했다.

브리스톨대 마틴 하우 박사 연구팀은 말 9마리와 얼룩말 3마리를 대상으로 말의 털 무늬에 따라 말파리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16시간 동안 비교 관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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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말의 무늬가 벌레의 접근을 방해한다는 선행연구는 있었으나, 벌레가 근거리에서 줄무늬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은 말과 얼룩말의 체취가 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말 7마리에 차례로 흰 천과 검은 천, 얼룩무늬 천을 씌웠다. 그리고 말의 몸통에 씌운 천에 따라 말파리들이 행동에 차이를 보이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얼룩무늬 천을 씌운 말의 경우 흰 천과 검정 천을 씌운 말에 비해 말파리가 덜 달라붙었다. 반면, 천이 없는 머리 쪽에 앉는 말파리 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이 실험 관찰 영상을 분석한 결과, 말파리는 줄무늬가 없는 말의 등엔 쉽게 달라붙었으나, 얼룩말에 접근할 땐 속도조절에 실패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속도를 늦추지 못해 얼룩말을 건드리고 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논문의 공동저자인 마틴 하우 박사는 “말파리의 눈은 해상도가 낮아 먼 거리에서는 얼룩말의 줄무늬가 회색으로 보일 것”이라며 “얼룩말에 접근하면서 보이지 않던 줄무늬가 갑자기 나타나 말파리가 놀라거나 아니면 주변 물체의 움직이는 속도를 인지하는 데 혼선이 초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진화론적으로 얼룩말은 말파리를 통해 위험한 질병이 퍼지는 지역에서 번식했기에 일련의 변화를 거쳤으나, 인간이 사육하는 말은 이런 변화의 과정이 필요치 않아 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연구 논문은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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