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자도 살 수 있는 동물 있다?

  • 권오경 기자
  • 2019.04.04 11:25

하루 수면시간 단 ‘4분’ 초파리 발견… 암컷 일부 ‘무수면’ 특성

만성 수면 부족이 일부 야생 초파리의 건강·수명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만성 수면 부족이 일부 야생 초파리의 건강과 수명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는 일부 초파리가 사실상 잠이 없으며, 평생 잠을 자지 못하게 한 실험에서도 건강과 수명에 악영향이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연구팀의 연구내용을 최근 게재했다.

연구팀은 초파리의 수면을 정확하기 측정하려 인공지능 기계학습(머신러닝)을 도입했다. 나흘 동안 야생형 노랑초파리 암컷 881마리, 수컷 485마리를 대상으로 튜브 속 움직임을 비디오로 촬영했다. 초파리가 움직이지 않을 땐 먹이먹기, 산란 등의 행동을 가려내 추적했다. 기존 실험이 일정시간 정지한 초파리를 자는 것으로 파악한 것과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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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결과에 따르면 수컷 초파리는 하루 평균 10시간 18분을 잤지만, 암컷은 5시간밖에 자지 않았다. 암컷은 산란과 먹이 먹는 데 많은 시간을 들였다. 암컷 가운데 절반은 잠자는 시간이 하루의 20% 미만이었다. 암컷의 6%는 하루 평균 72분만 잤다. 극단적으로 하루 4분, 14분, 15분을 잔 암컷도 있었다. 연구팀은 "초파리가 아주 짧은 기간의 쪽잠으로도 수면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만성 수면 부족의 영향을 알아보려 초파리가 평생(약 2개월) 회전하는 튜브 속에서 계속 걷도록 하는 실험을 했다. 수면의 95.6%를 막는 이 장치를 통과한 초파리에게서 건강과 수명 단축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를 이끈 퀜틴 가이스만 생물학자는 “야생형 초파리에게 잠은 생리적 필수 사항이 아니다”라면서도 “생리적 필수 요소는 아니지만, 진화적으로는 수면이 초파리에게 핵심 요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실이 아닌 포식자와 경쟁자가 있는 야생에선 초파리가 수면 부족으로 치명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단 뜻이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잠 안 자고 살아가는 동물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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