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 팍팍해' 심해채굴로 스트레스 받는 해파리

  • 남예진 기자
  • 2023.11.24 07:00
헬멧해파리.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헬멧해파리. (사진 미국 해양대기청)/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광물자원 확보를 위해 심해채굴이 주목받는 가운데, 심해생물뿐 아니라 수심 200~1000m 부근의 '박광층(미광대)'에 서식하는 생물들도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 헬름홀츠 해양연구킬센터는 이러한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2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전환, 전기차 개발 등을 위해 망간, 리튬, 코발트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육상 광물 매장량이 고갈되면서 심해채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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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채굴은 심해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할 뿐 아니라, 침전물 배출로 인해 박광층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사진 미국 회계감사원)/뉴스펭귄
심해채굴은 심해생물의 서식지를 파괴할 뿐 아니라, 침전물 배출로 인해 박광층에 서식하는 생물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 (사진 미국 회계감사원)/뉴스펭귄

심해저의 광물을 끌어 올리는 과정에서는 퇴적물로 인한 부유물이 발생한다. 또 광물과 함께 끌어 올린 퇴적물은 별도의 처리 규정이 없기 때문에 해양으로 다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부유물은 수백㎞까지 퍼져 나간다. 심해채굴이 심해 생물뿐 아니라 박광층 내 생물에게도 피해를 끼치는 이유다.

연구진은 태평양 심해에 서식하는 헬멧해파리(Periphylla periphylla)가 부유물에 노출될 때의 스트레스 반응을 관찰했다. 헬멧해파리는 박광층에서 포식자이자 피식자 역할을 하므로 먹이 사슬에 있어서도 중요하다.

헬멧해파리 43마리를 부유물에 노출하자 리터 당 17㎎ 농도에서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 약 1.5시간이 지난 후 부유물 입자들이 몸에 들러붙자, 다량의 점액을 생산해 냈다. 또 침전물 농도가 가장 높을 때는 몸의 30% 이상이 점액으로 뒤덮였다.

공동 저자인 바네사 스텐버스는 "점액 생성은 에너지 소비가 극심하기 때문에 다량의 점액을 생성할 경우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밖에도 헬멧해파리는 부유물에 노출될 경우 호흡 속도가 약 2배 빨라지고, 선천성 면역기능, 외상 회복 등과 관련된 유전자가 발현하며 스트레스 반응을 보였다.

헬멧해파리는 몸에 부유물이 들러붙을 수록 많은 점액을 뿜어냈다. (사진 Experimental mining plumes and ocean warming trigger stress in a deep pelagic jellyfish 논문)/뉴스펭귄
헬멧해파리는 몸에 부유물이 들러붙을 수록 많은 점액을 뿜어냈다. (사진 Experimental mining plumes and ocean warming trigger stress in a deep pelagic jellyfish 논문)/뉴스펭귄

주저자인 행크-얀 호빙 박사는 "이들은 대사율(생물이 생존하기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 비율)이 낮기 때문에 환경 교란에 취약하다"고 말했다.

공동저자인 헬레나 하우스 연구원은 "박광층은 어류, 두족류, 해양 포유류의 식량 자원이 풍족하기 때문에 먹이사슬을 교란할 수 있다"면서 "이곳에 서식하는 생물들은 표층에 비해 환경변화가 뚜렷하지 않고, 늘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 적응해 왔기 때문에 급격한 환경변화에 취약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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