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물부족 시달리는 멕시코가 떠올린 원초적 방법

  • 최우희 펭윙스
  • 2023.10.30 07:00

[뉴스펭귄=멕시코 최우희 펭윙스] 멕시코에서 물부족 현상이 심화하면서 다양한 대처방안이 등장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자치구 2463곳 가운데 약 63%에 달하는 1546곳에서 물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최근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가뭄으로 물부족 현상이 심화하자, 누에보레온 지역에 국가 비상사태를 발령하기 이르렀다. 당국은 누에보레온주 물부족 문제가 국가 안보를 흔들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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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멕시코의 물부족이 누에보레온주뿐 아니라 전 지역에 걸쳐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다른 자치구들도 점차 물 사용시간 제한이나 물 배급 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했고, 이는 주민들의 불편으로 이어지고 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심각한 물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더 이상 물부족 문제를 일시적인 현상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을 정수해 생수로 파는 업체도 생겨났다. 멕시코시티에 위치한 워터카페 '까사 델 아구아(Casa Del Agua)'다. 이곳에서는 빗물을 식수로 만들어 병에 담아 판매한다.

빗물로 만든 생수. (사진 최우희 펭윙스)/뉴스펭귄
빗물로 만든 생수. (사진 최우희 펭윙스)/뉴스펭귄

카페 건물 옥상에 있는 정원에 비가 오면, 식물이 수분을 공급받고 동시에 흙 속으로 스며들면서 자연스럽게 정수가 이뤄진다. 이 업체는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정화 기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 정화 과정은 여과, 증발, 응축 총 3가지를 거쳐 진행된다. 물리적 장치를 사용해 미세한 불순물을 제거하고 증류한 뒤, 한 번 더 정수 과정을 거친다. 증류 과정에서 파괴된 미네랄 성분은 인공적으로 가미하며, 이온화해 알칼리성 특성과 보습 및 항산화 작용을 높인다.

이 과정을 모두 마친 물은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적인 유리병에 담아 지정된 마트에서 판매한다. 1병 기준 25페소(약 1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맛은 일반 생수와 거의 똑같고 끝 맛이 약간 텁텁한 것이 특징이다.

빗물로 만든 생수. (사진 최우희 펭윙스)/뉴스펭귄
빗물로 만든 생수. (사진 최우희 펭윙스)/뉴스펭귄

현지에서는 까사 델 아구아의 아이디어가 물부족 현상을 비롯해 자원 재활용까지 고려한 지속가능한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빗물을 받아 마시는 원초적인 행위가 물부족 문제에 도움이 되는 해결책으로 재탄생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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