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40℃, 말이 돼?" 겨울에 폭염주의보 내린 남미

  • 이후림 기자
  • 2023.08.08 09:02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북반구와 계절이 정반대인 남미의 겨울철 이상고온 현상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8월 초, 북반구와 계절이 반대인 남미는 지금 한겨울을 지나고 있다. 8월 초 남미는 북반구의 2월과 기온이 비슷하다. 그런데 한겨울 기온이 40℃에 육박한다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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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칠레와 아르헨티나 등 남미를 덮친 이상고온으로 일부 지역 기온이 40℃에 다다랐다. 초여름은커녕 한여름 날씨를 방불케 하는 기온이다.

마이사 로하스(Maisa Rojas) 칠레 환경부 장관은 2일(이하 현지시간) 개인 SNS에 온통 빨갛게 변한 칠레 지도 이미지를 공유하면서 "최근 몇 주간 세계는 극단적인 이상기후를 겪고 있다. 1일은 칠레를 포함한 남미 차례였다"는 게시글을 올렸다.

마이사 장관은 "한겨울에 칠레 안데스산맥 고지대에서 38.9℃라는 믿을 수 없는 극단적인 기온이 측정됐다"며 "기후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우려했다.

칠레에서는 한여름에 속하는 2월 북부 평균기온은 약 22℃에 불과하다. 한겨울인 8월에 기록된 온도가 한여름 온도보다 높게 측정된 셈이다. 지난주 칠레 일부 지역에선 기온이 30℃를 넘어가면서 한겨울에 폭염주의보가 발령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도 8월 기준 117년 만에 사상 최고기온을 경신했다. 지난 1일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최고기온은 30℃까지 치솟았다. 8월 평균 기온인 18℃을 한참 넘어선 수치다. 종전 최고기온은 1942년 관측된 24.6℃다. 

아르헨티나 기상청에 따르면 북부 중 일부 지역은 38℃를 넘어서기도 했다. 당국은 "이상 고온현상이 향후 5~6일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아르헨티나 북부, 파라과이, 볼리비아, 브라질 등지에서 최고기온이 4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이상 고온현상은 기후위기로 인한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와 엘니뇨현상이 조합된 결과물이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진 채 지속되는 엘니뇨현상과 화석연료를 태우는 등 지구가열화를 악화하는 기후위기가 겹치면서 기록적인 이상고온에 도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남미에서는 적어도 이번 주까지 고기압이 계속되면서 겨울 폭염이 지속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평년 기온을 회복하더라도 이 같은 폭염이 향후 더욱 잦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칠레 콘셉시온대학교 기상학자 마르틴 하스케스 교수는 "오늘날 극단적인 날씨는 미래에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겨질 것"이라며 "우리는 지금 미래의 겨울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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