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우림 파괴 급증…"1분마다 축구장 11개 규모"

  • 남예진 기자
  • 2023.06.29 18:22
파괴된 열대우림. (사진 unsplash)/뉴스펭귄
파괴된 열대우림.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2022년 1분마다 축구장 11개 규모의 열대우림이 파괴됨에 따라 산림벌채를 막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열대우림은 탄소를 저장해 기후위기를 억제할 뿐 아니라, 생물들에게 터전을 제공함으로써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는 주요 생태계이다. 또 7000만 명의 원주민을 포함해 16억 명이 산림자원에 의존하는 만큼 경제적으로도 중요성이 높다.

이에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생태계 보전 계획의 일환으로 2030년까지 산림벌채를 중단시키고 숲을 회복시키는 것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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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022년 동안 파괴된 열대우림의 면적을 나타낸 그래프. 갈색은 산불로 인한 산림 파괴를, 초록색은 산불을 제외한 요인에 의해 파괴된 비율이다. 검은색 실선은 평균치 변화다.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2002~2022년 동안 파괴된 열대우림의 면적을 나타낸 그래프. 갈색은 산불로 인한 산림 파괴를, 초록색은 산불을 제외한 요인에 의해 파괴된 비율이다. 검은색 실선은 평균치 변화다.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다만 세계자원연구소(World Resources Institute, WRI)와 미국 메릴랜드대학교는 COP26 서약에도 불구하고 2022년 열대우림이 전년도보다 약 10% 더 많이 파괴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세계자원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에 농업, 목충업, 광산업 등에 의해 총 4만1000㎢ 크기의 숲이 파괴됐다. 이는 1분당 축구장 11개 크기의 숲이 사라진 것이나 다름없다.

파괴된 산림에서 배출된 탄소량은 총 2.7기가톤(Gt)으로 인도의 연간 화석연료 배출량과 동일한 수준이다. 즉 COP26 회의에서 산림파괴를 막겠다고 선언한 지 불과 1년 만에 산림벌채가 더욱 심화된 것이다.

이에 위성 기반 삼림벌채 모니터링 기관인 '글로벌 포레스트 와치(Global Forest Watch)' 책임자 미카엘라 바이제(Mikaela Weisse)는 "숲은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을 보호함으로써 수백만 명 이상의 건강과 생계를 유지하는 중요한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숲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2022년 국가별 산림파괴 비율을 나타낸 도표. 브라질이 43.1%로 가장 많은 산림이 파괴됐다.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2022년 국가별 산림파괴 비율을 나타낸 도표. 브라질이 43.1%로 가장 많은 산림이 파괴됐다.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그렇다면 산림파괴가 가장 많이 일어난 지역은 어디일까?

산림파괴가 가장 심각한 곳은 브라질로 파괴 면적의 43.1%를 차지했으며, 콩고민주공화국(13%), 볼리비아(9%)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002~2022년 동안 브라질의 산림파괴 정도를 나타낸 도표.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2002~2022년 동안 브라질의 산림파괴 정도를 나타낸 도표.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브라질의 경우 총 180만 헥타르(ha) 면적의 숲이 파괴되면서 이산화탄소 1.2기가톤이 방출됐다. 이는 브라질 연간 화석연료 배출량의 2.5배에 달한다.

특히 자이르 보우소나루(Jair Bolsonaro) 전 대통령이 재임한 동안 불법 산림벌채를 외면했을 뿐 아니라 환경정책을 폐지하는 등 원주민의 권리를 탄압하면서 산림벌채 비율이 전년도 보다 15%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올해 1월부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acio Lula da Silva) 대통령이 아마존과 브라질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2030년까지 산림벌채를 중단할 것을 선언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많은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본다.

2015~2022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의 산림파괴 정도를 나타낸 도표.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2015~2022년 동안 콩고민주공화국의 산림파괴 정도를 나타낸 도표.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2022년에 총 50만 헥타르의 숲이 파괴됐을 뿐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산림파괴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콩고의 산림파괴는 인구 증가가 주요인으로, 식량 생산을 위해 숲을 불태워 농경지를 늘리거나 주요 에너지원인 목탄을 대량 생산하기 위해 벌목을 자행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콩고의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선 빈곤 해결을 위한 투자가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COP26에서도 콩고의 숲을 보호하기 위해 5억 달러(약 6585억원)를 투자했지만, 현재 산림보호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근 콩고 정부는 이탄지의 화석연료 탐사를 허가하기 위해 경매를 진행했으며, 벌목을 추가로 허용할 것이라 밝혀 숲에 대한 보호조치가 약화되고 있다.

2002~2022년 동안 볼리비아의 산림파괴 정도를 나타낸 도표.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2002~2022년 동안 볼리비아의 산림파괴 정도를 나타낸 도표. (사진 World Resources Institute)/뉴스펭귄

볼리비아는 2021년보다 산림파괴율이 32% 증가했을 뿐 아니라, 역대 최대 규모의 숲이 파괴된 상태다.

다만 최근 몇 년간 대규모 손실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열대우림에 비해 산림 벌채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이 현저히 낮다. 실제로 COP26 서약에도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리비아의 산림 벌채 주요인은 콩, 사탕수수, 옥수수, 목축업 등 농축산업에 기반해 있다. 게다가 최근 볼리비아 정부에서 바이오 연료 생산을 증대하기 위해 농축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 불법 산림벌채를 성행시키고 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결론적으로 세계 각국은 산림벌채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나, 산림벌채 방지를 위한 진전이 없다는 사실은 허울뿐인 공약이 아니라 제대로 된 조치가 필요한 상태다.

이에 유엔(UN)의 환경수석 잉거 안데슨(Inger Andersen)은 "산림벌채를 통한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줄이기 위해 산림에 대한 탄소세를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림보호와 복원의 가치는 탄소세 그 이상"이라며 "생물다양성과 원주민을 보호하고, 기후재난으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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