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오보 막는다던 구글, 자사 정책도 못지켜

  • 남예진 기자
  • 2023.05.08 15:31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기후위기에 대한 오보를 단속하겠다던 유튜브(Youtube)가 기후위기 오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음이 밝혀졌다.

국제연합 '허위 정보에 대응하는 기후행동(Climate Action Against Disinformation, CAAD)'은 유튜브가 기후위기 부정 콘텐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지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기후위기 부정 콘텐츠'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서 수백여명의 과학자들이 분석한 기후위기의 존재와 그 영향을 부정하고 오도하는 내용을 확산시키는 콘텐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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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지구가열화에 대한 인간의 영향력을 부정함으로써 기후위기에 대한 긴급한 대응 조치를 어렵게 만들고, 과학적 근거에 대한 신뢰성을 훼손할 수 있다.

구글은 기후위기의 존재와 원인을 부정하는 콘첸츠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 구글 정책 갈무리)/뉴스펭귄
구글은 기후위기의 존재와 원인을 부정하는 콘첸츠를 통한 수익 창출을 금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사진 구글 정책 갈무리)/뉴스펭귄

빅테크(Big tech) 기업인 구글은 2021년 10월 기후위기와 그 원인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부정하는 광고와 영상, 게시물 등은 수익을 창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명시했고 구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 유튜브에도 적용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CDAA 연구진은 구글 정책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영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 중인 영상을 예시로 들었다. (사진 유튜브 갈무리)/뉴스펭귄
CDAA 연구진은 구글 정책을 위반하고 있음에도 영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 중인 영상을 예시로 들었다. (사진 유튜브 갈무리)/뉴스펭귄

다만 연구진은 구글 정책을 위반한 기후위기 부정 콘텐츠 영상 100개를 분석한 결과, 2023년 4월 17일까지 도합 18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일부 영상은 광고 수익을 창출 중임을 밝혔다.

대표적으로 'IPCC에서 내놓은 기후위기 예측 모델이 잘못된 정보를 확산하고 있다'라거나, '기후 히스테리는 백인을 차별하는 반서방 공산주의자들의 횡포'라고 주장했다.

또 태양 복사열을 가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48% 증가해 지구가열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수차례 발표됐으나, 이산화탄소 증가와 기온 상승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영상들도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었다.

연구진은 "각 영상들은 코스트코, 폴리티코, 타미힐피거, 나이키, 현대 등 다양한 기업 광고가 게재됐을 뿐 아니라, 태양광 패널이나 환경단체의 광고도 송출됐다"고 지적했다.

천연가스가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 목표 달성에 도움되는 저렴한 에너지라고 홍보하는 영상. CDDA 연구진은 해당 영상이 구글 정책을 위반하지는 않지만, 기후위기에 관한 오보를 확산한다고 지적했다. (영상 Natural Allies for a Clean Energy Future)

더 나아가 연구진은 천연가스를 기후위기 대처방안이라고 홍보하는 그린워싱 영상이나 재생에너지와 기후재난에 대한 피해를 축소하는 등 기후위기에 대한 허위 정보 영상 100개를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같은 기간 동안 총 55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고, 구글 정책을 위반하지 않기 때문에 광고 제재 대상이 아니었음을 밝혔다.

CAAD 연구진은 "영상 분석을 위해선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유튜브 내 모든 콘텐츠를 평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이번 조사 결과를 빙산의 일각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구글이 기후위기 부정 컨텐츠의 정의를 모호하게 지정한 탓에 정책의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정을 재정비함으로써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음모론이나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광고를 감시하는 '체크 마이 애드스(Check My Ads'의 공동 설립자 클레어 앳킨(Claire Atkin)은 "유튜브는 사람들의 행동을 바꿀 만큼 강력한 힘을 지녔다"며 "플랫폼 내 콘텐츠 관리를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일 필요 있다"고 뉴욕타임스를 통해 말했다.

그는 "기후위기 부정 콘텐츠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그들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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