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기후특위가 지적한 탄소중립 기본계획 문제는?

  • 임병선 기자
  • 2023.05.03 18:11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제406회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 회의가 3일 개최됐다. 앞서 지난 4월 10일 회의에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이하 기본계획)을 의결한 지 약 1달 만이다.

더불어민주당 10명, 국민의힘 7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된 기후위기특별위원회는 이날 2050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이하 탄중위),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후 의원들이 질의하고 각 부처에서 답변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이날 회의에서 여러 의원은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관한 여러 질의를 이어갔다. 특히 기본계획 산출 근거와 재정계획에 대한 공개가 부족하다는 점과 인공적 탄소 흡수 기술인 CCUS(이산화탄소 포집 및 흡수·저장)에 대한 의문이 여러 번 다뤄졌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번 회의에서 제출하기로 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산출 근거자료가 지금까지 제출되지 않고 있다”며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구 용역 중이라거나 위원회 측과 논의해 공개하겠다는 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의결된 기본계획에 각 부문별 상세한 재정계획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앞선 회의에서 탄중위가 기본계획을 미리 확정하고 국회에 형식적으로만 보고했다며 항의의 표시로 침묵시위를 한 바 있다. 

이소영 의원.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뉴스펭귄
이소영 의원.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뉴스펭귄

이소영 의원은 “회의를 준비하며 탄중위에 5년간 90조원이 든다고 추정한 이유가 뭐냐, 연간 17조원 정도가 추산되는데 그 내역이 뭐냐 여쭤봤다. 탄중위가 이 기본계획을 심의하고 여러 단위를 만들어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 중인데 취합만 했을 뿐 개별 내역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재정투자계획이 안건으로 논의된 회의록을 달라고 요청했더니,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이 최종 의결된 4월 10일 회의록 하나가 제공됐다. 60분간 진행된 회의에서 재정투자계획과 관련한 어떤 논의나 내용, 설명이 없었다. 이 90조원은 어떤 근거로 판단하고 절차를 거쳐 심의한 것인가”라고 질의했다.

주대영 사무차장은 “각 부처가 미래와 재원을 내다보고 전망한 자료”라면서 “정부 내에서 차기 연도 예산을 편성하면서 다 세밀하게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예산이 확정되면 재정투자계획은 변동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탄소중립 위원회를 만든 이유는 전 부처에 걸친 일이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취지였고 여야 의원들이 동의해 통과한 법”이라며 “감축에는 돈이 드는데, 탄중위가 부처가 제출한 것을 취합한 것에 불과하고 편집해 제출했기 때문에 내용에 대해 설명할 수 없다는 건 무책임하고 탄중위 임무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에서도 2050년 탄소중립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그걸 위해서 공공의 몫은 얼마고, 민간의 몫은 얼마인지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주 사무차장은 다음 회의까지 준비한다고 답변했다.

정부가 공언한 CCUS 목표치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앞서 정부는 2030년 기준 CCUS 기술 중 CCS로 480만톤, CCU로 540만톤을 줄이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CCS는 간단히 말해 이산화탄소를 모아 깊은 땅 속에 저장하는 것, CCU는 이산화탄소를 모아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정부가 2030년을 기준으로 CCUS를 통해 1120만톤을 줄인다고 했다. CCS로 지금 수치상 제시할 수 있는 건 220만톤”이라고 말했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답변에 따르면 2030년 기준 동해가스전 부지에 연간 이산화탄소 120만톤, 아직 시추하지 않은 군산분지에 100만톤 저장이 현재 검토가 마무리된 단계다.

장혜영 의원.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뉴스펭귄
장혜영 의원.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뉴스펭귄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도 CCUS에 대해 “2028년도 130만톤, 2030년도에 1120만톤으로 증가하는데 산술적으로 가능한지 모르겠다. 엉터리 아니냐는 말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질의했다.

임이자 의원.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뉴스펭귄
임이자 의원. (사진 국회 영상회의록시스템)/뉴스펭귄

주대영 사무차장은 “CCUS 감축 목표는 동해 폐가스전이 실증사업에 비해 추가됐다”며 “올해 예타 이후 실질적인 포집과 운송 작업을 거치면 2026년 정도에 운영에 착수할 수 있다. 저장소 확보 이후 2020년대 후반에 가동이 시작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