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도로에 전동드릴 등장? 강력접착제로 손 붙인 기후운동가들

  • 이후림 기자
  • 2023.04.26 18:12
시위로 마비된 독일 베를린 도로. (사진 마지막세대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시위로 마비된 독일 베를린 도로. (사진 마지막세대 공식 트위터)/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독일 기후운동가들이 수도 베를린 주요 도로에서 접착시위를 벌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독일 환경운동단체 '마지막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기후운동가 수십명이 월요일 출근시간대 베를린 주요 도로 30여곳에서 '접착시위'를 벌여 교통이 마비됐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지막세대는 기후위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극단적이고 급진적인 시위를 벌이는 것으로 유명한 단체다. 이날 시위로 베를린 주요 도로를 비롯한 고속도로, 일부 외곽 지역에서 심각한 교통체증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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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운동가들은 꽉 막힌 도로 한가운데에 앉아 아스팔트 위에 손을 강력접착제로 붙인 채 점거시위를 이어갔다. 시위에 앞서 단체는 "독일 정부의 기후위기 완화 조치가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요구 조건을 정부가 받아들일 때까지 베를린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단체는 "독일 정부가 기후위기 완화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지구가열화를 심화하는 화석연료 기반 시설에 투자하면서 인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2030년까지 모든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운송 배기가스를 줄이는 방법으로 고속도로 최고 운행속도를 시속 100㎞로 제한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에는 경찰 500여명이 투입되고 도심 상공에 헬기까지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 현장에는 전동드릴도 등장했다. 강력접착제로 손을 붙인 탓에 도로에서 신체를 떼어내는 데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경찰은 시위대를 철수시키기 위해 중장비인 전동드릴을 사용해 아스팔트를 부숴야만 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정부 대변인은 "독일은 의회민주주의를 시행하는 국가다. 따라서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이 가능하지만 과연 공공질서 파괴가 이 목적에 기여하는지는 의심스럽다"면서 "우리는 당연히 이런 형태의 시위를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위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있는 반면 불특정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극단적 시위에 분노하는 시민들도 다수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출근시간 피해를 입은 한 운전자는 "믿을 수 없다. 시위대 탓에 모든 사람이 고통을 겪어야 하나"라며 "도시 전체가 혼돈에 빠졌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시위대는 금주 내내 저항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최근 일부 환경단체들은 기후위기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법을 위반하고 체포를 감수하면서까지 점점 더 과격한 시위방식을 택하고 있다. 극단적 시위는 주로 유명 작품이나 도로를 점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시위 방식이 날로 격해지자 곳곳에선 이들을 향한 비판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해 11월 <뉴스펭귄>이 국내 독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자체 설문조사 '핑크펭귄폴'에서도 이런 시위에 반대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결과가 나왔다. 법을 위반한 급진적 환경운동에 대해 답변자 79.5%는 반대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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