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서 홈런 많아진 이유, 기후위기 때문?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야구경기에서 홈런이 많아진 이유가 기후위기와 관련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다트머스대학교 지리학과 저스틴 맨킨(Justin S. Mankin) 교수 연구진은 기후위기로 인한 기온 상승이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홈런이 나올 가능성을 높였다는 연구결과를 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관련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 기상학회보’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홈런과 기후위기 사이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1962년부터 2019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진행된 경기 약 10만여건을 비롯해 2015년부터 2019년 사이 타자들의 안타 22만개를 분석했다. 경기가 열린 구장의 면적과 고도, 경기 당시의 온도 등을 종합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기온이 1℃ 상승할 때마다 홈런이 1.9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온이 높은 오후에 하는 경기에서는 2.4%로 크게 늘었고, 기온이 비교적 낮은 저녁 경기에서는 1.7% 늘었다.

2010년에서 2019년 사이에는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 영향으로 홈런 577개가 추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가열화 영향이 아니었다면 홈런 577건은 없었을 것이란 의미다. 시즌당 평균 홈런 58개가 추가된 셈이며 비율로 따지면 일반적인 메이저리그 시즌 총 홈런 개수의 약 1%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홈런 증가가 상승하는 온도와 명확한 관계가 있다고 봤다. 따뜻한 온도가 공기 밀도를 줄여 홈런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저스틴 맨킨 교수는 "야구는 탄도 게임이고, 따뜻한 날에는 타구가 더 멀리 날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시즌당 1%에 불과한 수치라고 해서 가볍게 생각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다. 기후위기가 심화하면 야구경기에 미치는 영향 또한 그만큼 증가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기후위기로 인한 홈런은 앞으로 더 많아질 전망이다. 연구진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계속 증가하고 경기 방식에 큰 변화가 없다면 2100년에는 기후위기로 인한 홈런이 연간 홈런의 약 10%를 차지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연구진이 적용한 최악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까지는 매년 192개, 2100년까지는 매년 467개 홈런이 더 나올 수 있다.

지구가열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위기에 직면한 스포츠는 비단 야구뿐 아니다. 지난해 10월 뉴질랜드에서 가장 큰 규모이자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으로 꼽히는 2곳이 이상기온으로 적설량이 낮아져 파산 절차를 밟았고, 이번 겨울 유럽 일부 스키장은 개장한 지 몇주 만에 줄지어 폐장했다. 

또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는 개막을 앞두고 수질이 오염된 하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고 도쿄만에 흘러들어가는 바람에 악취가 가시지 않아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과 오픈워터 수영(마라톤 수영) 경기 진행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설상가상으로 야외 테니스 경기장 온도가 35℃에 달하면서 열사병으로 인한 기권 사례가 속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