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도 놀란 결정' 해수부, IWC서 '고래보호구역' 지지

  • 임병선 기자
  • 2022.11.10 17:38
(사진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뉴스펭귄
(사진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뉴스펭귄

[뉴스펭귄 임병선 기자] 해양수산부가 기존 입장을 바꿔 국제포경위원회 총회에서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을 지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해양 당국의 고래류 보호 정책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10일, 한국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이하 HSI)은 지난달 21일 종료된 국제포경위원회 68차 총회(이하 IWC68)에서 한국 정부가 처음으로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Southern Atlantic Sanctuary)' 지정을 지지했다며, 이런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개최된 IWC68에서 남미 국가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국제포경규제협약(International Agreement for the Regulation of Whaling)’에 남대서양 해역 일부를 고래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신규 조항을 삽입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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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보호구역이 지정되면 선박 충돌 방지, 어구에 의한 폐사 방지 등 고래를 보호하는 추가 조치가 이뤄질 수 있다. 다만 이번 총회에서도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 지정은 반대 측 투표 포기로 인해 무산됐다.

고래가 많이 서식하는 남대서양 인근 남미 국가들은 2012년 이후부터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 지정을 제안해왔다. 그러나 앤티과바부다 등 일부 국가가 ‘보호구역’ 자체를 반대하면서 투표는 계속 무산됐다. 한국 정부도 올해 전까지는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 지정을 반대하는 대표적 국가였다.

한국 HSI 서보라미 정책국장은 이날 뉴스펭귄과 통화에서 “한국 측 찬성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어서 놀랐다”고 말했다.

해양수산부는 현재까지 포경을 금지하는 국제법을 따르긴 했지만, 고래류 관련 해양보호구역이나 해양보호생물 지정 등은 유보적 태도를 보여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고래류 보호 정책에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IWC68에 직접 참가한 해양수산부 국제협력총괄과 심수빈 사무관은 “해양수산부는 최근 큰돌고래, 범고래, 참돌고래, 낫돌고래 등 여러 고래류를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거나 지정 예정이다. 이런 정책 기조 하에 해양생태계와 고래류 보존에 기여하는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 제안서에 지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심수빈 사무관은 이전까지 해양수산부가 남대서양 고래보호구역 지정을 지지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당시 남대서양은 이미 상업 포경은 물론이고 과학적 포경도 하지 않는 해역으로서 보호구역 설정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걸로 안다”고 말했다.

서보라미 국장은 “한국 대표단이 남대서양 고래 보호구역을 지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며 ‘해양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결의안’을 지지하는 것에 대해서도 매우 고무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 정부가 이에 그치지 않고 국내에서도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불법 포경을 중지하기 위한 규제를 엄격히 하고 남획과 해양 오염으로부터 고래류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도 강화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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