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손가락으로 쑤욱… "코 파는 거 처음 봐?"

  • 남예진 기자
  • 2022.10.29 00:15
코를 판 뒤 분비물을 먹고 있는 아이아이(사진 영국 Natural History Museum)/뉴스펭귄
코를 판 뒤 분비물을 먹고 있는 아이아이(사진 영국 Natural History Museum)/뉴스펭귄

[뉴스펭귄 남예진 기자] 인간만이 코를 파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이아이는 가늘고 긴 중지와 약지로 나무를 두드려 먹이를 사냥할 뿐 아니라, 긴 손가락으로 가리킨 사람은 죽게 된다는 미신을 가진 동물이다.

스위스 베른 자연사 박물관 연구진은 아이아이의 긴 손가락이 코를 파는 데도 사용된다며 런던 동물학회지(ZSL)에 2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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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를 파는 아이아이

연구진은 영장류 보호구역인 미국 듀크 레무어 (Duke Lemur) 센터에서 아이아이가 콧구멍에 8㎝가량의 손가락을 집어넣는 모습을 포착했다.

아이아이의 두개골과 손가락을 CT촬영한 후 3D모델을 이용해 손가락이 닿는 위치를 확인했다.(사진 영국 Natural History Museum)/뉴스펭귄
아이아이의 두개골과 손가락을 CT촬영한 후 3D모델을 이용해 손가락이 닿는 위치를 확인했다.(사진 영국 Natural History Museum)/뉴스펭귄

연구진은 머리와 손을 CT 촬영한 후 3D 모델로 제작해 손가락이 닿는 위치를 확인한 결과, 목구멍 언저리까지 도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주저자인 앤 클레어 파브르(Anne-Claire Fabre)는 "단순히 일회성 행동이 아니라 여러 번에 걸쳐 나타난 행동으로, 가운데 손가락에 묻은 콧물을 먹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이아이뿐 아니라, 인간, 마카크, 침팬지, 오랑우탄 등의 영장류가 코를 파는 행위는 지속해서 관찰됐지만, 이들이 코를 파는 이유가 과거부터 이어져온 것인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도 불명확하다.

2006년 연구에서 코를 파는 행위가 포도상구균 등의 박테리아를 퍼뜨릴 수 있다고 밝혔지만, 코 점액을 섭취할 시 박테리아가 치아 표면에 달라붙는 것을 방지해 구강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는 가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연구진은 아이아이가 코 속 분비물의 질감, 식감, 소금기를 간식처럼 여기는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등재된 아이아이(사진 IUCN)/뉴스펭귄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등재된 아이아이(사진 IUCN)/뉴스펭귄

한편 아이아이는 서식지 파괴와 밀렵으로 인해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에 '위기(Endangered, EN)'로 등재된 종이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불운의 존재로 여겨져 사냥됐으며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해당 종의 생태에 대해 밝혀진 것이 극히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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