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잡이 밧줄에 얽힌 혹등고래가 보인 행동 (영상)

  • 이후림 기자
  • 2022.10.24 16:34
부표줄에 얽힌 혹등고래 (사진 Fisheries and Oceans Canada 영상 캡처)/뉴스펭귄
부표줄에 얽힌 혹등고래 (사진 Fisheries and Oceans Canada 영상 캡처)/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어업장비에 얽혀 목숨이 위험했던 혹등고래가 무사히 풀려났다.

캐나다 해양수산부(Fisheries and Oceans Canada) 해양포유류 구조대는 새우잡이에 사용된 부표 밧줄에 얽힌 혹등고래가 풀려나는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구조대는 서부 텍사다섬 해안에서 한 혹등고래가 낚시장비에 얽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지난 14일(현지시간) 구조에 나섰다. 이 혹등고래 입에는 새우잡이 장비 일부인 91m짜리 노란색 부표줄이 얽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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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대는 수시간에 걸친 수색작업 끝에 입에 밧줄을 매단 채 동료 혹등고래 2마리와 함께 이동 중인 피해 개체를 확인했다. 

구조대는 우선 혹등고래 속도를 낮추기 위해 입에 걸려있는 밧줄을 조금씩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혹시나 고래를 놓칠 것을 대비해 추적장치도 부착했다. 입 부분까지 최대한으로 가까이 다가가 밧줄을 자를 계획이었다.

당시 현장에 있던 구조대원에 따르면 혹등고래는 입에 얽힌 밧줄이 당겨지는 느낌을 감지한 듯 보였다. 이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혹등고래는 서서히 수면 위로 떠오르더니 입을 벌린 채 '백플립(뒤 공중제비)'을 시도했다. 이 기술은 완벽하게 성공했고 혹등고래 입에 걸려있던 밧줄은 쉽게 풀어졌다. 그 덕에 구조대는 밧줄을 자를 필요가 없게 됐다. 혹등고래가 구조대 도움을 받아 스스로 밧줄을 푼 것.

당시 현장에 있던 구조대원 폴 코트렐(Paul Cottrell)은 "간단한 과정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밧줄을 당기는 지점까지 가는 데만 5시간 이상이 걸린 큰 작업이었다"며 "구조 끝에 혹등고래가 무사히 풀려나 기쁘다. 매우 놀랍고 행복한 경험"이라고 전했다.

이후 혹등고래가 밧줄에서 완전히 풀려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드론으로 일정 구간 추적한 결과 해당 개체는 별다른 이상 없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조대는 "고래 신체에 밧줄이 얽히게 되면 바다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어업장비가 몸, 입 등에서 제거되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죽음에 이르게 된다. 고래 최신 위치와 상황을 제보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추적과 구조에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조난당한 해양동물, 특히 어업장비에 얽힌 고래를 보면 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부표줄에 얽힌 혹등고래 (사진 Fisheries and Oceans Canada 영상 캡처)/뉴스펭귄
부표줄에 얽힌 혹등고래 (사진 Fisheries and Oceans Canada 영상 캡처)/뉴스펭귄
혹등고래 입에 얽혀있었던 밧줄 (사진 Fisheries and Oceans Canada 영상 캡처)/뉴스펭귄
혹등고래 입에 얽혀있었던 밧줄 (사진 Fisheries and Oceans Canada 영상 캡처)/뉴스펭귄

한편 어업에 쓰이고 버려지는 폐그물, 낚싯줄 등은 해양생물에게 심각한 위협이 된다. 캐나다 해양수산부는 포장재, 고무줄, 로프 등 고리가 있는 물건을 버리기 전 필히 이를 절단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폐기하는 것이 얽힘을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혹등고래 주된 사망 원인은 선박 충돌과 어업장비 얽힘이다. 2016년 9월까지 멸종위기에 처했으나 포경금지 등 다양한 보존노력으로 최근 몇 년간 개체 수가 성공적으로 회복되고 있다.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최소관심(LC, Least Concern)'종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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