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8회 야생동물사진작가상 우승작 후보 공개

  • 이후림 기자
  • 2022.09.11 00:05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영국 런던자연사박물관은 올해로 58회를 맞은 '야생동물사진작가상' 출품 우승작 후보 리스트를 지난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1965년을 시작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는 야생동물사진작가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야생동물 사진 공모전 중 하나로 꼽힌다. 환경사랑과 지구보호에 영향을 주겠다는 목표 하에 설립됐으며 사진, 과학, 예술 간의 독특한 관계성을 잘 표현한 작가에게 최종 우수상이 수여된다.

각국 사진작가들의 다양한 작품이 출품된 가운데 최종 우승작은 오는 10월  런던자연사박물관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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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박물관이 선정한 이번 공모전 우수 출품작 일부다.

 

잃어버린 홍수 (Jasper Dost, 네덜란드)

잃어버린 홍수 (사진 Jasper Dost)/뉴스펭귄
잃어버린 홍수 (사진 Jasper Dost)/뉴스펭귄

네덜란드 사진작가 재스퍼 도스트는 아프리카 잠비아 잠베지강 앞에 선 관리국장 루빈다(Lubinda)를 포착했다. 

잠베지강 유역은 한때 홍수로 종종 몸살을 앓던 지역이었으나 최근에는 기후위기와 삼림벌채로 심각한 가뭄을 겪고 있다. 

따라서 관리국은 상습 침수지역으로 집을 높게 지어야 했던 과거(왼쪽)에 비해 낮아진 수위로 더 이상 집을 이전처럼 높게 짓지 않게 됐다(오른쪽). 홍수를 잃어버린 셈.

 

북극곰 액자 (Dmitry Kokh, 러시아)

북극곰 액자 (사진 Dmitry Kokh, 러시아)
북극곰 액자 (사진 Dmitry Kokh, 러시아)

20마리가 넘는 북극곰이 사람들에게 버려진 섬 러시아 추크치해 콜류친섬을 점령했다. 이곳 북극곰들은 사람에게 버려진 황량한 섬 곳곳을 마치 제 집인 양 사용하고 있다.

북극곰은 기후위기와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먹잇감을 찾고 식량을 섭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후 도시 근방에 출현하기 시작했다.

 

청개구리의 수영장 파티 (Brandon Güell, 코스타리카)

청개구리의 수영장 파티 (사진 Brandon Güell)/뉴스펭귄
청개구리의 수영장 파티 (사진 Brandon Güell)/뉴스펭귄

사진작가 브랜든은 청개구리 대량번식 장면을 포착하기 위해 며칠간 매일 새벽 4시면 외딴 장소를 찾았다. 청개구리 무리의 대량번식은 중남미 외딴 지역에서 발생할뿐더러 매우 드물게 포착된다.

암컷 청개구리 수천 마리는 비온 뒤 새벽시간에 특정 웅덩이 위 야자수 잎에 알을 낳는다. 이때 뒤섞여 활공하는 청개구리 무리의 모습은 사진과 같은 장관을 이룬다.

 

눈 사슴 (Joshua Cox, 영국)

눈 사슴 (사진 Joshua Cox)/뉴스펭귄
눈 사슴 (사진 Joshua Cox)/뉴스펭귄

이제 겨우 8살이 된 사진작가 조슈아 콕스는 런던 리치먼드공원에 폭설이 내릴 당시 이 사슴을 포착했다. 야생 붉은사슴 및 다마사슴 무리는 1637년부터 리치먼드공원에 서식하고 있다. 

조슈아는 눈이 내리던 당시를 회상하며 “사슴이 눈으로 샤워를 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보노보와 몽구스 (Christian Ziegler, 독일)

보노보와 몽구스 (사진 Christian Ziegler)/뉴스펭귄
보노보와 몽구스 (사진 Christian Ziegler)/뉴스펭귄

사진작가 크리스티안 지글러는 침수피해를 입은 콩고민주공화국 숲을 지나던 중 보노보가 새끼 몽구스를 손에 안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카메라를 들었다. 다소 어린 개체로 보이는 수컷 보노보는 마치 제 새끼를 돌보듯 무려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몽구스를 조심스레 안아들고 애지중지 쓰다듬었다.

그러나 사진에 담긴 이들의 관계가 그저 아름답다고만 말할 수 없다는 전문가 설명이다. 보노보가 새끼 몽구스를 돌보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추후 식량으로 먹을 계획을 가지고 있었던 것. 다만 이 몽구스는 이후 무사히 풀려났다.

 

문어 케이스 (Samuel Sloss, 이탈리아/미국)

문어 케이스 (사진 Samuel Sloss)/뉴스펭귄
문어 케이스 (사진 Samuel Sloss)/뉴스펭귄

청소년 사진작가 사무엘 슬로스는 인도네시아 렘베해협에서 다이빙을 하던 중 조개껍데기에 숨어있는 문어를 발견했다. 사무엘은 문어가 당황하지 않도록 제 스스로 껍질을 열고 몸을 드러낼 때까지 기다린 끝에 마침내 해당 장면을 포착했다.

 

사라지는 기린 (Jose Fragozo, 포르투갈)

사라지는 기린 (사진 Jose Fragozo)/뉴스펭귄
사라지는 기린 (사진 Jose Fragozo)/뉴스펭귄

케냐 나이로비국립공원을 가로지르는 긴 철도는 거대한 기둥 위에 세워졌다. 거대한 기둥 사이사이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사용되고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야생동물 서식지를 압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둥 사이를 지나는 마사이기린은 과거 약 6만3000마리에서 현재 3만5000마리로 개체 수가 급격히 줄었으며 지금도 여전히 감소하고 있다. 인류 발전은 야생동물 서식지를 끊임없이 잠식하고 있다.

 

나무늘보의 딜레마 (Suzi Eszterhas, 미국)

나무늘보의 딜레마 (사진 Suzi Eszterhas)/뉴스펭귄
나무늘보의 딜레마 (사진 Suzi Eszterhas)/뉴스펭귄

나무늘보는 나무 밑에서 거대한 개와 마주치곤 온몸이 얼어붙었다. 일촉즉발의 상황. 다행히 나무늘보와 마주친 개는 최근 나무늘보보존재단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해 훈련받은 경력이 있었고 덕분에 이 나무늘보는 무사할 수 있었다.

나무늘보는 약 5일에 한 번 땅으로 내려와 배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식지인 열대우림 손실, 숲 파편화 등으로 적절한 서식지와 번식 상대를 찾지 못한 나무늘보는 도시화된 지역을 가로질러 길고 위험한 여행을 떠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마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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