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매너티 짝짓기 때 제발 건들지 마세요"

  • 이후림 기자
  • 2022.08.12 17:53
짝짓기 중인 매너티 무리 (사진 새러소타 경찰서 트위터)/뉴스펭귄
짝짓기 중인 매너티 무리 (사진 새러소타 경찰서 트위터)/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짝짓기 시즌을 맞은 매너티가 고통받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새러소타 경찰서는 짝짓기 중인 매너티를 방해하지 말라는 경고문을 8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SNS에 게재했다.

경찰서 측은 짝짓기 시즌을 맞아 모여있는 매너티 무리 사진을 공개하며 "연안에서 짝짓기를 하는 매너티를 일부 사람들이 만지려고 하는 장면을 수차례 목격했다"며 "매너티 떼가 보이면 멀리서 정중히 관찰하고 절대 만지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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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티의 짝짓기는 일반적으로 무리를 형성해 이뤄진다. 번식 시 수컷 최대 12마리가 암컷 1마리를 두고 뭉쳐 경쟁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번식방법을 '매너티 짝짓기 공(manatee mating ball)'이라고 부른다.

짝짓기 중인 매너티 무리 (사진 새러소타 경찰서 트위터)/뉴스펭귄
짝짓기 중인 매너티 무리 (사진 새러소타 경찰서 트위터)/뉴스펭귄

이 희귀한 번식장면을 목격한 사람들이 가까이 다가간 것도 모자라 심지어 짝짓기 중인 매너티들을 만지려고 시도한 것.

경찰 관계자는 "설사 부상을 입거나 죽은 매너티를 목격하더라도 만지지 말고 전문 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매너티 짝짓기 시즌은 앞으로 2~4주 동안 지속될 예정이다.

매너티무리 (사진 'See Through Cano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매너티무리 (사진 'See Through Canoe'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바다 고구마떡' 혹은 '바다 인어'라고 불리는 매너티는 지난해 플로리다주에서만 1000마리 이상이 대량 폐사하면서 멸종 우려 대상이 됐다. 현재 플로리다주 연안에는 매너티 약 6000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매너티 1000마리 이상이 한꺼번에 폐사한 사례는 유례없던 기록적인 수치로 '비정상적인 떼죽음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건 발생 1년 전인 2020년 매너티 498마리가 폐사한 것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폐사한 개체 중 절반 이상은 식량부족으로 인한 굶주림, 103 마리는 선박 사고, 7마리는 폐그물에 얽히거나 밀렵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무엇보다 매너티 필수 식량 공급원인 해초가 사라지는 원인은 이들 생존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폐수, 미세 플라스틱, 독성 화학물질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면서 발생한 적조현상 탓에 해초가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플로리다대학교 수의과 마이클 월시(Michael Walsh) 부교수는 "매너티 사망률 급증은 해양생태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며 "단순히 매너티만의 문제가 아닌 해양생태계 전반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라고 경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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