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바다거북 수십마리 흉기에 찔린 채 발견

  • 이후림 기자
  • 2022.07.19 12:35
구메섬 해변에서 죽거나 다친 채 발견된 푸른바다거북 (사진 구메섬바다거북박물관,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뉴스펭귄
구메섬 해변에서 죽거나 다친 채 발견된 푸른바다거북 (사진 구메섬바다거북박물관, 마이니치신문 홈페이지)/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일본 한 외딴섬에서 멸종위기종 바다거북 수십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오키나와 본섬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외딴 구메섬 해변에서 목이 흉기에 찔려 중상을 입거나 숨진 푸른바다거북 30마리 이상이 발견됐다고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체는 14일 새벽 썰물 때 바닷물 속에 잠겨있던 백사장이 드러나면서 발견됐다. 지역 주민들이 죽어있거나 중상을 입은 바다거북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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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견된 모든 바다거북은 목덜미 근처에 칼날로 보이는 것에 찔린 상처가 있었다. 일부는 피를 흘리며 간신히 숨만 붙어있었고 일부는 이미 죽은 상태로 방치됐다. 낚시 그물에 얽혀있는 개체들도 몇 발견됐다.

구메섬바다거북박물관에 따르면 해당 지역은 해조류로 뒤덮여 있어 수많은 바다거북이 먹이를 구하기 위해 종종 찾는 곳이다.

본문과 상관없는 이미지 (사진 구메섬바다거북박물관 페이스북)/뉴스펭귄
본문과 상관없는 이미지 (사진 구메섬바다거북박물관 페이스북)/뉴스펭귄

당국 경찰은 본건을 동물학대 사건으로 분류, 조사에 착수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조사 이후 오키나와현 한 어업 관계자를 동물학대 혐의로 체포했다. 범인은 그물에 걸린 푸른바다거북을 꺼내기 위해 이들을 흉기로 찔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조사 당시 "푸른바다거북 상당수가 그물에 얽혀 있었다. 일부는 바다에 풀어줬지만 무거운 개체들은 그렇게 하지 못해 흉기로 찔러서 빼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아직 현장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메섬바다거북박물관 대변인은 "해초로 뒤덮인 구메섬은 멸종위기 바다거북의 자연 서식지"라며 "하지만 일부 어업인은 바다거북이 많은 해초를 먹어치워 물고기가 산란하는 것을 막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대변인은 "바다거북 보전 활동을 통해 해양환경 보호와 해양생태계 중요성을 전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사태가 매우 안타깝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위기(EN, Endangered)' 단계에 처한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이다. 지구가열화(지구온난화)로 최근 주 서식지인 온대 및 열대국가뿐 아니라 한반도 해안에서도 발견되는 사례가 증가했다.

푸른바다거북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푸른바다거북 세계자연보전연맹 적색목록 등급 (사진 IUCN)/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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