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재난·생태학살 외면하는 정치에 미래는 없다” (영상)

  • 최나영 기자
  • 2022.06.15 18:38

환경‧기후단체들, 국회 앞 한강서 카누타고 정치권에 경고

(사진 청년기후긴급행동)/뉴스펭귄
(사진 청년기후긴급행동)/뉴스펭귄

[뉴스펭귄 최나영 기자] “깊은 뿌리, 불어오는 바람, 흘러가는 강물, 드넓은 바다~ 헤이야 헤이야 헤이야 호~”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 한강 위. 2명씩 짝을 지어 카누에 타고 있는 40명 가량의 기후‧환경운동 활동가들이 흰 우비와 빨간 구명조끼를 입고 카누의 대열을 맞춰 이같이 노래 불렀다. 하늘에서는 굵은 빗방울이 후두둑 떨어졌다 그쳤다를 반복했다. 카누를 못 탈 줄 알았다는 기자의 말에 김동언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못할 게 뭐가 있나요"라며 가볍게 맞받아쳤다.

15일 오전 청년기후긴급행동과 서울환경연합이 진행한 ‘기후재난과 생태학살 외면하는 정치에 미래는 없다’는 제목의 ‘한강 카누액션’의 풍경이다. 이날 두 단체는 기후위기에 침묵하는 정치에 반기를 든다는 취지로 국회 인근 한강에서 카누를 타고 시위를 펼쳤다. 한강에서 시위를 벌이는 데엔 기후위기는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성장‧개발 지상주의가 원인이라는 의미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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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최나영 기자)/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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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대통령‧지방선거서 기후공약은 ‘실종’”

이날 단체들은 카누를 타기 전 한강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기후위기에 대한 정치권의 무관심을 비판했다. 특히 올해 진행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서 정치인들이 기후위기 대응 공약보다 전 국토에서 개발 공약만 쏟아냈다고 지적했다. “기후공약 실종”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우리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는 “기후위기에 침묵하고 게으른 정치는 무책임한 정치”라며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를 지으면 우리들의 땅과 삶도 결국 파괴되고, 전국 곳곳에 땅을 파헤쳐 만든 신공항 뒤에 수많은 생명이 몰살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정치권을 질타했다.

최하영 서울환경연합 활동가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위해 철저히 외면당한 산과 강, 바다, 생물들의 신음을 기억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강변 초고층 부동산 개발, 수변감성도시를 비롯한 난개발 정책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들은 기후위기 대응과 생물다양성 보호 정책을 더욱 도전적으로 펼칠 것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기후재난은 지역 곳곳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어…
함께 행동하며 변화 만들어가자”

전국 곳곳에서 추진되는 개발을 비판하고 그로 인한 지역의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강은빈 청년기후긴급행동 공동대표는 각각 사진 1개씩을 든 4명의 활동가들과 함께 발언에 나섰다. 4명의 활동가들이 들고 있는 사진에는 각각 전라도 새만금 신공항 반대 투쟁 현장, 경기도의 축산업 현장, 가뭄으로 기우제를 지내는 경상도 활동가들, 물이 말라 버린 강원도의 강이 담겨 있었다.

강 대표는 “도시에서는 가뭄을 감각적으로 인지하기 쉽지 않겠지만 농민들에게 가뭄은 피가 마르는 일”이라며 “기후재난은 이미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다양한 기후운동을 해나가며 깨달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 현실을 혼자 혼란스러움으로 감당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함께 행동하면서 우리 자신과 세상의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 최나영 기자)/뉴스펭귄
(사진 최나영 기자)/뉴스펭귄

기자회견을 마치고 활동가들은 카누를 타고 시위에 나섰다. 활동가들의 목에는 ‘이 강에 빚지지 않은 사람 한 명 없다’ ‘기후 생태 위기 미래는 없다’ ‘지구를 살려주세요’ ‘한강의 기적, 더는 바라지 마세요’와 같은 팻말이 걸려 있었다. 강에서 카누를 탄 뒤 강변에 대열을 맞춰 선 이들은 카누 노를 세로로 세우고 함께 구호와 함성을 크게 외쳤다. “기후위기 침묵하는 나쁜 정치 물러가라” “혼자 걱정말고 함께 행동하자”

(영상 최나영 기자) / 뉴스펭귄

(사진 최나영 기자) /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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