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끈한 황금빛 미사일 닮은 심해 희귀종 포착 (영상)

  • 남주원 기자
  • 2022.05.11 12:19

[뉴스펭귄 남주원 기자] 마치 미사일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심해 생명체가 카메라에 포착돼 눈길을 끈다.

미국 비영리 해양연구센터 몬터레이만수족관연구소(이하 MBARI) 연구팀은 최근 목격한 희귀 심해 물고기 영상을 4일(현지시간) 공식 SNS에 공개했다.

연구소가 공개한 물고기 정체는 '하이핀 드래곤피쉬(학명 Bathophilus flemingi)'다. 이 희귀 생물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남부 태평양에 면한 몬터레이만(Monterey Bay) 수심 약 300m에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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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ARI 측은 “우리 연구팀은 몬터레이만 심해에서 몇몇 다른 드래곤피쉬를 관찰했지만, 이것은 우리가 만난 드래곤피쉬 중 가장 희귀하다”라며 “우리는 30년 이상 심해 연구와 2만 7600시간 이상 영상 기록에서 이 종을 고작 4번밖에 본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하이핀 드래곤피쉬는 보통 해수면 아래 약 226~1371m 수심에서 살며 최대 약 16.5cm까지 자랄 수 있다. 이들은 청동색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일반적인 드래곤피쉬는 자연에서 가장 검은 생명체 중 하나로 위장에 유리하다. 이들은 비늘이 없으며 매끈하고 어두운 피부를 갖고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색깔 패턴을 하이핀 드래곤피쉬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꼽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하이핀 드래곤피쉬의 청동색 역시 검은색을 띤 다른 드래곤피쉬와 마찬가지로 위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닷속에 도달하는 푸른빛 일부를 흡수하기 때문이다.

 (사진 'MBARI'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사진 'MBARI'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뉴스펭귄

MBARI에 따르면 드래곤피쉬 속 어류는 최대 50cm까지 자라며 해수면 아래 약 4500m까지 살 수 있는 심해 포식자다. 이들은 독특한 사냥 수법을 쓰는데, 뛰어난 수영 실력에도 불구하고 '기다림의 미학'을 즐긴다. 

물속에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작은 갑각류와 물고기 등 먹잇감이 가까이 오면 잡아먹는 것. 먹이가 다가오면 큰 턱을 활짝 벌려 날카로운 이빨로 잡아먹는다.

이는 드래곤피쉬 특징 중 하나인 생물발광(bioluminescence) 덕분에 가능하다. 생물발광은 예컨대 반딧불이처럼 생물체가 스스로 빛을 만들어 내는 현상이다. 드래곤피쉬는 턱에 있는 생물발광 기능을 사용해 먹잇감을 유인한다.

생물발광은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효과도 있다. 이들은 스스로 빛을 내 위장함으로써 자신보다 더 아래쪽 수면에 사는 생물을 속인다. 일반적으로 많은 심해 포식자가 위를 올려다보며 물빛에 비춰진 먹잇감의 실루엣(검은 윤곽)이나 그림자를 보고 사냥한다.

뿐만 아니라 하이핀 드래곤피쉬는 가슴지느러미에 길고 얇은 광선이 있다. 과학자들은 마치 가는 실처럼 생긴 이 광선이 드래곤피쉬가 물속에서 진동을 감지해 포식자나 먹이의 접근을 알아차릴 수 있도록 돕는다고 추정했다. 또 이들이 먹잇감을 기다리는 동안 가라앉는 것을 방지하고 안정감을 제공한다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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