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펭귄]美기후운동가, 지구의날 대법원서 분신 사망

  • 이후림 기자
  • 2022.04.25 11:44
기후운동가 윈 알렌 브루스 (사진 페이스북)/뉴스펭귄
기후운동가 윈 알렌 브루스 (사진 페이스북)/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기후운동가가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촉구하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러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폭스뉴스는 미국인 기후운동가 윈 알렌 브루스(Wynn Alan Bruce) 씨가 지구의 날인 22일 오후 6시 30분쯤(이하 현지시간) 미국 대법원 건물 앞 계단에서 스스로 몸에 불을 지른 사건이 발생했다고 23일 보도했다. 50세의 브루스씨는  헬기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분신 시도 다음 날인 23일 숨졌다.

폭스뉴스 기자가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에는 헬기가 광장에 착륙해 브루스 씨를 인근 병원으로 수송하는 장면이 담겼다.

뉴스펭귄 기자들은 기후위기와 그로 인한 멸종위기를 막기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
정기후원으로 뉴스펭귄 기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세요. 이 기사 후원하기

브루스 씨는 독실한 불교신자이자 기후운동가로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인물사진 스튜디오를 운영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20년 게재한 SNS 페이지 게시물에 2021년 화재 이모티콘과 함께 사망 날짜(2022-04-22)를 기입한 비밀 댓글을 남겼던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계정에는 대부분 환경 및 불교 관련 게시물이 게재됐다.

윈 알렌 브루스가 게재한 게시물 (사진 페이스북)/뉴스펭귄
윈 알렌 브루스가 게재한 게시물 (사진 페이스북)/뉴스펭귄

그는 3월 29일 마지막 게시물로 "이건 농담이 아니다. 숨 쉬는 것과 관련된 문제다. 깨끗한 공기가 중요하다"는 글을 남겼다.

(사진 페이스북)/뉴스펭귄
(사진 페이스북)/뉴스펭귄

사망한 브루스 씨와 친구 사이라고 밝힌 환경보호기금 수석과학자 크리티 칸코(Kritee Kanko) 박사는 "자살이 아닌 분신"이라며 "브루스는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분신은 적어도 1년 전부터 계획된 항의 행위"라고 말했다.

칸코 박사는 또한 베트남 전쟁 중 항의 의미로 분신 사망한 한 승려 편지를 인용하면서 "불교에서 자신을 불태우는 행위는 본인이 하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것이다. 자신을 불에 태우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이런 고통을 겪으면서까지 메시지를 전하려 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와 결단력, 진정성을 가지고 말하는 것"이라는 내용을 공유했다.

다만 경찰은 브루스씨의 분신 동기를 아직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소식은 접한 동료 환경운동가 및 사람들은 "애도를 표한다. 기후위기에 대한 관심과 긴급성을 촉구하려는 그의 희망이 실현되기를 바란다", "그의 행동이 생태적 정의를 실현하기를 바란다. 너무나도 비극적이지만 헛되지 않을 것", "가슴이 아프다. 다만 활동가로서 대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등 글을 남기며 추모에 동참했다.

한편 기후운동가가 항의 의미로 분신 사망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8년 기후운동가이자 변호사였던 데이비드 버클(David Buckel)씨는 60 세 나이로 화석연료 사용에 항의하기 위해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위치한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분신해 사망했다. 그는 사망하기 직전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는 유서를 여러 언론매체에 전송했다.

그는 유서를 통해 "지구상 대부분 인간은 화석 연료로 인해 건강에 해로운 공기를 마시면서 조기 사망한다. 화석연료로 인한 조기사망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저지르고 있는 일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뉴스펭귄은 기후위험에 맞서 정의로운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초점을 맞춘 국내 유일의 기후뉴스입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기후저널리스트들이 기후위기, 지구가열화, 멸종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으며, 그 공로로 다수의 언론상을 수상했습니다.

뉴스펭귄은 억만장자 소유주가 없습니다. 상업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일체의 간섭이 없기 때문에 어떠한 금전적 이익이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리의 뉴스에 영향을 미치지 못합니다.

뉴스펭귄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여러분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후원을 밑거름으로, 게으르고 미적대는 정치권에 압력을 가하고 기업체들이 기후노력에 투자를 확대하도록 자극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적은 금액이라도 여러분의 소중한 후원은 기후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데 크게 쓰입니다.

뉴스펭귄을 후원해 주세요. 후원신청에는 1분도 걸리지 않으며 기후솔루션 독립언론이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후원하러 가기
저작권자 © 뉴스펭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