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저장소가 되고 있는 '이곳'

  • 이후림 기자
  • 2022.04.06 14:01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북극 모든 영역이 폐플라스틱으로 뒤덮이고 있다.

전 세계에서 배출되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향하는 최종 목적지는 어디일까? 독일 알프레드베게너연구소 연구진은 플라스틱 폐기물과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바다, 강, 선박 및 대기를 통해 북극으로 운송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해저에서 강, 빙하, 외딴 지역에 이르기까지 북극 모든 영역이 플라스틱으로 뒤덮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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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해는 말 그대로 '전 세계 주요 플라스틱 저장소'가 됐다. 전 세계 해양 총 부피의 단 1%만을 차지하는 북극해에 전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10% 이상이 흘러온 것만 봐도 그렇다. 이에 그간 인류 길이 닿지 않은 야생으로 여겨졌던 북극이 더 이상 인간활동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이번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북극을 강타한 플라스틱 오염은 해변에서 해저까지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조사 결과 북극 플라스틱 오염도는 전 세계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극지에서 플라스틱 오염도는 최고치를 기록한 것이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해류와 바람에 의해 북쪽으로 운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을에 시베리아 연안 바닷물이 얼면서 부유하는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얼음에 갇히게 되고, 이 얼음이 해류에 의해 그린란드와 스발바르 사이 프람해협으로 운송되는 식이다. 여름에 이 얼음이 녹으면서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된다.

북극 오염 운반 주요 경로 (사진 네이처 리뷰 지구환경 학술지)/뉴스펭귄
북극 오염 운반 주요 경로 (사진 네이처 리뷰 지구환경 학술지)/뉴스펭귄

연구진은 해당 지역 가장 큰 오염 원인으로 폐어구 등 어업 쓰레기와 도시 쓰레기, 폐수 등을 지목했다. 고의적으로 바다에 버려지거나 유실된 플라스틱 쓰레기가 북극 지역 플라스틱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전 세계 바다에서 유입돼 결국 가장 외딴곳으로 흘러가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은 북극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기후위기를 악화하고 있다. 짙은 색의 플라스틱 입자는 눈과 얼음보다 더욱 많은 열을 흡수하고, 공기 중에 떠 있는 미세플라스틱의 경우 응결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북극 빙하를 녹게 만든다.

연구 주 저자 멜라니 버그만(Melanie Bergmann) 박사는 "북극에 서식하는 북극곰, 물개, 순록, 바닷새 등 많은 동물이 플라스틱에 얽혀 목숨을 잃고 있으며 미세플라스틱을 섭취한 해양동물은 성장과 번식이 감소하고 신체 조직에 생리적 스트레스와 염증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 Unsplash)/뉴스펭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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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그는 "얼음에 갇힌 미세플라스틱은 해빙과 눈 특성을 변화시키며 열을 흡수하고 강수량을 변화시킨다. 기후위기가 심화됨에 따라 북극은 다른 지역보다 3배 빠르게 가열화되고 있다"면서 "전 세계는 플라스틱 생산 감소 목표와 더불어 효과적이고 법적 효력이 있는 다양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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