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산미치광이, 영양' 요리까지... 멸종 앞당기는 아프리카 불법 사냥

  • 이후림 기자
  • 2022.04.04 17:54
원숭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원숭이 (사진 Unsplash)/뉴스펭귄

[뉴스펭귄 이후림 기자] 중앙아프리카 주요 도시 레스토랑에서 매일 야생육 요리 1만여 개가 판매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스테판 M. 펑크(Stephan M. Funk) 교수 연구진은 중앙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와 콩고공화국 수도 브라자빌 레스토랑에서 매일 '부시미트(bushmeat)' 약 1만여 개가 판매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아프리카생태학저널'에 게재했다.

부시미트는 '야생동물 고기'라는 뜻으로 열대우림 지역에서 야생동물을 사냥해 얻은 고기를 일컫는다. 연구에 따르면 이들 도시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부시미트 종은 원숭이, 산미치광이(호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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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시장 노점에서 판매 중인 다이커영양, 원숭이 (사진 CIFOR, Nathalie van Vliet)/뉴스펭귄
아프리카 시장 노점에서 판매 중인 다이커영양, 원숭이 (사진 CIFOR, Nathalie van Vliet)/뉴스펭귄

연구진은 킨샤사와 브라자빌 레스토랑 총 326 곳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이 중 4분의 1이 불법사냥으로 잡은 야생고기를 노골적으로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 식당은 마을 노점상부터 세계 각국 호텔에 있는 값비싼 레스토랑까지 매우 다양했다.

연구 결과 브라자빌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매일 야생고기 요리 1403개, 킨샤사에 위치한 레스토랑에서는 매일 8592개가 판매되는 것으로 추산됐다. 

킨샤사에서는 원숭이 등 영장류 수요가 가장 높은 반면 브라자빌에서는 붉은다이커영양, 산미치광이, 파란다이커 및 설치류 요리 등이 가장 인기가 많았다.

대부분 판매자는 부시미트 수요가 많고 높은 이윤을 남기기 때문에 해당 고기를 판매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콩고 문화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응답자 326명 중 단 3명 만이 이 같은 행위가 불법이기 때문에 부시미트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시미트 (사진 위키미디어 - Wikiseal)/뉴스펭귄
부시미트 (사진 위키미디어 - Wikiseal)/뉴스펭귄

연구진은 이들 국가 도심 레스토랑 수요 탓에 행해지는 야생동물 밀렵 수준이 아프리카 숲에 심각한 생태학적 결과를 가져왔다고 우려하며 숲 전체가 불법사냥으로 황폐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불법사냥으로 인한 '멸종위기' 상황이 콩고 분지 숲 전체에 널리 퍼져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연구진은 부시미트 거래가 전염병 확산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밝히며 '인수공통감염병(사람과 동물 간 상호 전파되는 전염병)' 위험성 역시 무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뉴욕 야생동물보호협회는 "부시미트 불법사냥 및 무역을 삼림벌채, 남획 등과 함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제적으로 효과적인 모니터링 및 개입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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