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아나 비' 쏟아져...플로리다에 대체 무슨 일이?

  • 남주원 기자
  • 2020.01.29 15:48
꽁꽁 얼어붙은 이구아나가 도로 한복판에 널브러져 있다(사진 'Eric Blake'트위터 @ericBlake12) /뉴스펭귄
미국 국립기상청은 지난 22일 '이구아나 비' 기상예보를 알렸다(사진 '플로리다주 마이애비 지부 기상청'트위터 @NWSMiami) /뉴스펭귄

"대개 이런 예보는 일반적이지 않은데요, 오늘 밤 나무에서 이구아나가 떨어져도 놀라지 마세요!"

최근 미국 플로리다 마이애미에 이례적인 '한파'가 닥치면서 냉혈동물 이구아나가 몸이 마비돼 나무에서 떨어지는 사태가 속출했다. 미국 기상청은 이런 일을 예상하고 일기예보에 반영하는 기민함을 선보였다.

CNN 등 미국 매체들은 미국 국립기상청(NWS)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이구아나 비' 기상경보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에 불어닥친 이례적인 한파로 얼어붙은 이구아나가 이곳저곳 떨어져 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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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22일) 저녁 플로리다 기온은 영하 1도~영상 4도까지 급격히 낮아질 것으로 예보됐다. 겨울철에도 포근한 플로리다에서 이런 한파는 흔하지 않다. 

뒤뜰 수영장에 떨어진 이구아나(사진 'Frank Cerabino'트위터 @FranklyFlorida) /뉴스펭귄
언 채로 땅에 떨어져 있는 이구아나(사진 'Frank Guzman'트위터 @fguzmanon7) /뉴스펭귄

냉혈동물인 이구아나는 기온이 섭씨 7도 이하로 떨어지면 동면에 들어가면서 몸이 마비된다.  또 4도 이하의 상태에서 8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얼어 죽는다.

이에 따라 땅에 떨어져 있는 이구아나를 불쌍히 여겨 깨우려는 사람들도 나타났다. 그러나 플로리다 당국은 "이구아나를 그대로 놔두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만류했다. 이어 "이구아나는 죽은 게 아니라 기온이 올라가면 다시 깨어난다. 오히려 휴면 상태인 동안 인간이 만지는 게 더 스트레스"라고 말했다.

또 갑자기 깨어난 이구아나는 사람을 공격할 수도 있기에 만지지 않길 권고했다.

한파로 인해 이구아나가 동면상태에 빠져있다 (사진 'Elina Shirazi'트위터 @elinashirazi) /뉴스펭귄

한편 마이애미에서는 이구아나가 외래종으로 취급되기 때문에, 오히려 이들의 '추락'을 반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1960년대 중남미 사람들이 이구아나를 플로리다주로 들여오면서 그 수가 급속히 늘어났다. 

현재 플로리다 어류·야생동물 보호협회(FFWCC)는 이구아나 사냥 허가 기간을 선포한 상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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