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30, 기후위기 대응 한계...구체적 실행 계획 없어"
22일 폐막한 COP30에 대해 국제 환경단체가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큰 숙제를 해결하는 부분에서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가 이번 총회에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부족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왔다.
WWF(세계자연기금)이 브라질 벨렝에서 22일(현지시간) 폐막한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 대해, 일부 진전이 있었으나 핵심 과제인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을 위한 실질적 로드맵 마련에는 실패하며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을 제시하는 데 큰 한계를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지구 평균기온이 사상 처음으로 1년 내내 1.5°C를 초과한 이후 열린 첫 기후 정상회담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회의 결과만으로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대전환적 조치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WWF는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총회에서 일부 의미있는 진전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브라질 의장국이 화석연료 전환 및 산림 파괴 중단을 위한 국제적·과학기반 협의를 추진했고 열대우림보전기금(TFFF)을 신설한 점 등이다. 또한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참여 확대 등을 시도했고 이 가운데 일부 조치는 COP30 합의문 서문에 언급되며 국제적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점이 의미 있다고 짚었다.
다만 해당 의제들은 핵심 전환 의제의 공식 합의 부재를 메우기에는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고 WWF는 지적했다.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프로그램 총괄이자 과거 COP20 의장을 역임한 마누엘 풀가르 비달은 “이번 COP30은 ‘진실의 COP’라는 이름에 걸맞은 실질적 행동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미빛 약속은 넘쳤지만 정작 구체적 로드맵도, 실효성 있는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판하면서 “기후위기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를 공식 문서에 언급하지 못한 현실은, 각국 정부가 과학과 시민사회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핵심 분야인 적응과 기후재원 역시 실질적인 진전 없이 마무리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WWF 글로벌 기후·에너지 정책 총괄 페르난다 데 카르발류는 “정의로운 전환 메커니즘 출범과 액션 아젠다 개편 등은 의미있는 출발점이지만, 기후위기의 최전선에 있는 취약국을 위한 적응 전략과 이를 뒷받침할 핵심 기후재원은 끝내 최종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파리협정 10주년을 맞은 올해, 국제사회가 전환의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한 것은 뼈아픈 실패”라고 덧붙였다.
박민혜 한국WWF 사무총장은 “이번 COP30은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기후위기 대응의 핵심 과제와는 간극이 존재함을 확인시켜 주었다"며 "특히 화석연료 전환과 산림 파괴 중단 로드맵이 공식 합의문에 포함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결과”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 정부가 COP30에서 탈석탄동맹 참여 등 긍정적인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부족하다"며 “산업·무역 구조 전환을 위한 명확한 NDC 로드맵과 기후재원 확대 방안을 토대로 한 실질적 이행은 향후 한국의 기후 리더십은 물론 산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