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내 몸이야”...속옷에 멸종위기종 숨겨 밀수하다 적발되자 한 말

2025-11-17     이한 기자

멸종위기 앵무새를 속옷에 숨긴 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던 사람이 적발돼 밀수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속옷 안쪽 주머니 두개에 어린 주황박이앵무새를 한 마리씩 넣고 미국으로 입국하려다 사타구니 부분이 유난히 돌출되어 있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직원에게 적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멸종위기 앵무새를 속옷에 숨긴 채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려던 사람이 적발돼 밀수 혐의로 기소됐다. 사진은 해당 소식을 보도한 매체 뉴욕포스트 온라인 페이지. (사진 홈페이지 갈무리. nypost.com)/뉴스펭귄

뉴욕포스트가 16일 미 캘리포니아 남부지검 보도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한 미국 시민이 지난 10월 23일 국경을 통과하려던 중 세관국경보호국(CBP) 직원이 그의 사타구니 부위에 ‘이상한 돌출물’을 발견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검찰은 올해 35세인 이 사람은 평소에도 새를 미국으로 밀수하려는 성향을 보인 것으로 파악했다. 입국 당시 그는 직원에게 ‘돌출된 것은 자신의 신체 부위’라고 여러차례 진술했으나 검문 결과 그의 속옷 안에서 갈색 주머니 두 개가 발견됐고 그곳에는 멸종위기 앵무새 한 마리씩이 들어있었다. 

현장에 도착한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 Fish and Wildlife Service) 요원들과 검사관들은 해당 새들이 보호 대상인 주황이마앵무(orange-fronted parakeet)라고 확인했다. 

이 새들은 남구 국경지역에서 돌본 후 미국 농무부 산하 동물수입센터로 이송돼 검역 절차를 받게 된다고 뉴욕포스트는 보도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 앵무새는 멕시코 서부와 코스타리카에 살며 2005년부터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돼 보호되고 있다.

검찰은 이 새들이 미국으로 밀수됐다면 조류독감 등 전염성이 높은 질병 검사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검역 절차가 생략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속옷 등에 멸종위기 앵무새 등 야생동물을 숨겨 밀수하는 행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로 기사 특정 내용과 관걔없음. (사진 pixabay)/뉴스펭귄

한편, 속옷 등에 야생동물을 숨겨 밀수하는 행위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콜롬비아 한 공항에서 속옷 등에 아기원숭이 6마리를 숨겨 밀수하려던 사람이 적발되기도 했다. 당시 구조된 원숭이들은 탈수와 영양실조, 스트레스 반응 등을 보여 집중 치료를 받아야만 했다. 아울러 아기 원숭이들이 부모로부터 강제로 떼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지난해 인천공항 세관에서도 속옷이나 컵라면 용기 등을 통해  코모도왕도마뱀 등을 밀수한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멸종위기 야생동물 불법 거래는 마약, 인신매매, 위조품 거래에 이어 4번째로 큰 범죄 산업으로, 연간 100억 달러 규모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야생동물 범죄 보고서 2024(World Wildlife Crime Report 2024)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1년까지 140,000건 이상의 야생동물 거래가 적발됐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야생동물만 1652종인데, 그중 40% 이상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