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펭귄 위한 '은퇴 섬'...펭귄도 요양원 있다
[펭귄뉴스] 은퇴한 펭귄을 위한 인간의 선물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펭귄들의 생태와 삶을 매주 전합니다. 귀엽고 익숙한 이미지 뒤에 숨어 있는 진짜 펭귄 이야기, 뉴스펭귄만 들려드릴 수 있는 소식을 차곡차곡 전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펭귄도 요양원(?)이 있다. 은퇴한 펭귄들을 위한 복지다. 야생에서 평균 10~15년을 사는 아프리카펭귄이 보호시설에서는 30년 이상 사는 경우가 늘면서, 고령 개체만을 위한 전용 섬이나 구역을 따로 마련하는 대책이 등장한 것이다. 이 공간들은 노화로 움직임과 시력, 관절 등이 약해진 개체들을 위해 경사가 완만한 이동로, 미끄러짐을 줄이는 매트, 넓은 평지 등 고령 펭귄의 신체 조건을 고려해 설계된다.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 보스턴 뉴잉글랜드수족관은 올해 아프리카펭귄 고령 개체만을 위한 '은퇴 섬(retirement home island)'을 새로 조성했다. 이곳은 펭귄 6마리가 생활하는 별도 공간으로, 사회적 갈등을 줄이기 위해 개체 수를 제한하고, 무리 생활은 유지하되 과도한 경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환경을 조정했다. 수족관은 이 섬을 "나이 든 펭귄을 위한 보조 생활 공간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해당 섬에서는 고령 개체의 건강 변화를 세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카메라 모니터링을 하고, 보행 변화·깃털 관리·상호 교류 등을 기록한다. 필요하면 침술·물리치료·안약 처치·발 관리·수분 보강 먹이 제공 등 맞춤 의료 관리가 이뤄진다. 고령 펭귄에게 흔한 관절염, 백내장, 피부·발바닥 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서다.
비슷한 형태의 고령 개체 전용 구역은 뉴질랜드,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일부 보호기관에서도 운영되고 있으며, 대부분 장기 보호구역으로 불린다. 야생에서는 자연적으로 관찰하기 어려운 펭귄의 노화 과정을 장기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보전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다.
이처럼 '은퇴 섬'이나 '고령 펭귄 전용 보호구역'은 단순히 오래된 개체를 떼어놓는 공간이 아니라, 늙은 펭귄이 편안하게 무리 생활을 유지하며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관리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보호시설에서만 볼 수 있는 펭귄의 또 다른 생애 단계가 세계 곳곳에서는 공식적인 관리 체계로 확립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