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육하원칙] 쑥 뿌리에 붙어 살아가는 ‘백양더부살이’

2025-11-09     곽은영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백양더부살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백양더부살이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이다. 아래는 백양더부살이의 육하원칙.

 

Who?

내 이름은 백양더부살이. 학명은 Orobanche filicicola Nakai ex J. O. Hyun, Y. Im & H. Shin. 한반도에만 생육하는 고유종이야. 하천변에 매우 드물게 사는 기생성 여러해살이풀이야.

 

When?

1928년 전라북도 내장산에서 한 포기가 채집된 뒤 멸종한 것으로 간주되다 2003년 전라북도 정읍시에서 다시 발견됐어. 2023년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 150여 개체가 자생하는 군락지를 발견했어. 4~5월 꽃을 피우고 6~7월에 결실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지정돼 보호되고 있어. 

 

Where?

양지바르고 낙엽층이 거의 없는 자갈이나 모래땅에 사는 쑥류에 기생해 살아가. 전라도와 제주도 일부 지역과 북한에서 살아. 

 

백양더부살이.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What?

정읍 내장산 백양사 인근에서 처음 발견돼 이름에 ‘백양’이 들어가. ‘더부살이’는 남의 집에 얹혀산다는 의미인데 내가 다른 식물에 붙어사는 생존 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렇게 이름이 붙었어. 나는 자립적으로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쑥 뿌리에 기생해 양분을 흡수하며 살아가거든. 

 

How? 

줄기는 여러 대가 모여 나는데 표면에 샘털이 많아. 높이 10~30cm로 갈색빛이 돌아. 잎은 비늘 모양으로 달걀 모양이거나 피침형이야. 길이 0.7~1.4cm, 너비 0.2~0.4cm야. 잎 표면에는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어. 줄기 끝 이삭꽃차례에는 푸른 보라색 꽃이 10~30개씩 피어나. 길이는 1.3~2.2cm 정도이고, 꽃차례는 6~17cm로 줄기 나머지 부분보다 길어. 꽃받침은 2갈래로 갈라지며 길이가 0.8~1.1cm야. 꽃부리는 입술 모양으로 윗입술은 푸른 보라색, 아랫입술은 흰색이야. 수술은 4개, 암술머리는 2갈래, 열매는 삭과야.

 

Why?

나는 증식이 어려워 자생지 보호가 중요한 식물로 불려. 하지만 자생지가 인위적인 훼손으로 위협받고 있어. 하천이나 도로 개발과 함께 무분별한 채취와 탐방으로 서식처가 파괴되고 있어. 현재 한국적색목록에 멸종우려범주인 취약(VU)으로 평가돼 있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자생지 파괴로 개체수가 줄고 있는 ‘백양더부살이’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