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이 묻는다 "파리협정 10년, 약속 지켜졌나?"
세계 각국 정상들이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기 위해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관문 도시 벨렝에 모인다. 11월 10일부터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다. 올해는 파리협정 10주년을 맞는 해인데다 역사상 처음으로 아마존에서 개최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2024년과 2025년이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로 기록되는 가운데 COP30이 열린다. 2015년 파리협정 당시 인류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섭씨 1.5도 이내로 제한하자고 약속했다. 하지만 최근 기온추세는 이미 그 수치를 넘어서고 있다.
이번 총회는 인류의 탄소중립 행보를 점검하는 중요한 기회다. 우리 정부도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심의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2035 NDC 최종안을 확정하고, 이후 11월 10일부터 브라질 벨렝에서 개최되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야심찬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출토록 노력해야”
의장국 브라질은 총회를 앞두고 각 국 정상에게 “야심찬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주 브라질 대한민국 대사관이 올해 3월 공개한 COP30 당시 의장 지명자 명의 서한에 따르면, 2024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다. 아울러 2025년 1월도 사상 최고의 기온을 기록했고, 2025년은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도를 초과한 첫 해다.
서한에 따르면 기후위기(기후변화)는 이제 과학적 논의나 국제법의 범주를 넘어 우리의 일상과 생태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처음으로 아마존에서 개최되는 COP30은 열대우림 보호와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COP30 의장은 올해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및 유엔 창설 8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과거의 연대를 기후위기라 새로운 공동의 적에 맞서기 위한 연대로 전환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번 총회가 국제사회의 녹색전환을 통합하고 기후를 고려한 (climate conscious) 새로운 산업 혁명으로 만드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장국 브라질은 당시 각 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목표에 부합하는 야심찬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제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COP30은 국가들이 제출한 NDC를 점검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이번 NDC가 다자협상 대상은 아니지만 인류의 기후행동을 강화하는 데 방해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솔직한 대화를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당시 브라질은 “21세기에는 기후 리더십을 포함하지 않는 글로벌 리더십이란 있을 수 없다”면서 국가들이 야심찬 NDC를 제출해 줄 것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2025년은 기후 적응과 국가적응계획(NAPs) 이행의 이정표가 되어야 하며, 정부, 기업, 준정부적 기관, 금융 기관, 대학들은 적응에도 감축과 비슷한 수준으로 관여하고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서는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사막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간 시너지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특히 아마존에서 개최되는 이번 총회에서는 강력한 대중 참여를 통한 의제 통합이 중요하며,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손실의 상호 연결된 위기를 SDGs 달성 맥락에서 종합적으로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COP30이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협상 이후의 단계(post-negotiation phase)로의 전환점이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COP30, 실질적인 기후행동 이뤄져야”
기후·환경 단체들은 이번 COP30에서 실질적인 기후행동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세계자연기금(WWF)은 6일 “감축, 적응, 재정 분야의 기후 행동이 필요하다”면서 “각국은 화석연료의 단계적 감축·및 전환 일정을 제시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적응목표(GGA) 이행을 위한 지표 체계를 채택하고, 적응 재원을 최소 세 배 이상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개발도상국의 기후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2035년까지 연간 30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기후재원목표를 달성하고, 장기적으로 1.3조 달러로 확대하는 로드맵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자연을 기후해법의 핵심 동반자로 보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자연은 지금까지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절반가량을 흡수해왔지만, 기후변화와 환경 파괴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유에서다. WWF는 “각국 정부는 COP28에서 합의한 자연 및 생태계 보전·복원 약속을 구체적 이행 단계로 발전시키고, 2030년까지 산림파괴를 종식하는 조치를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6일(현지시간) 지구 온도 상승폭 1.5도가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레드 라인'이며 지구가열화의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브라질 벨렝에서 열린 세계 지도자 기후행동 회의에서 지구 온도가 유지 목표 범위를 일시적으로 넘어서기만 해도 파국적 결과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