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라진 10월 “기후 변동성 컸다...기온·강수량 1위”
올해 10월, 평균기온·강수량·강수일수 ‘역대 1위’ 전국 평균기온 16.6℃...평년보다 2.3℃ 높아 한 달의 절반 이상이 비...강릉 22일 연속 강수
올해 10월은 따뜻함을 넘어 ‘이례적인 고온’ 현상과 ‘폭우’가 이어진 달이었다. 전국 평균기온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고, 한 달의 절반 이상이 비였을 만큼 강수량과 강수일수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후 급격한 한파가 찾아오며 기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기상청이 4일 발표한 ‘2025년 10월 기후특성’ 분석 결과, 올 10월 전국 평균기온은 16.6℃로 평년보다 2.3℃ 높아 관측 이래 최고 1위를 기록했다. 이는 1973~2025년 53년 중 최댓값이다. 강수량과 강수일수도 각각 173.3mm, 14.2일로 모두 역대 1위였다. 10월 한 달의 절반 이상이 비였다.
특히 상순과 중순은 비정상적으로 더웠다. 상순 전국 평균기온은 20.1℃, 중순 평균기온은 18.2℃로 각각 2위, 1위를 기록했다. 바닷바람이 부는 해안에서조차 낮 최고기온은 30℃를 넘었다. 지난달 6일~11일 사이 완도, 보령, 고흥 낮 최고기온은 30℃를 넘었다. 제주 서귀포는 13일 1961년 관측 이래 ‘가장 늦은 열대야’를 기록했다.
10월 후반은 영하...기온 롤러코스터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서쪽으로 확장해 한국을 덮었고 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중순까지 계속 유입된 것이 이상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10월 중반까지 ‘여름형 대기’가 버티고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하순부터는 동시베리아 지역의 강한 기압능이 발달하며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 28~29일에는 중부내륙과 경북 북부 중심으로 아침 기온이 영하로 떨어졌다.
서울은 18일 최저기온이 14.2℃였다가 3일 만인 21일 4.8℃, 28일 3.0℃까지 떨어졌다. 서울·대구의 첫서리와 첫얼음 관측은 작년보다 9~10일 빨랐다. 약 열흘 만에 여름 같은 날씨에서 한파로 20℃ 가깝게 기온이 요동쳤다.
10월 절반 비...강수량·강수일수 모두 1위
10월 전국 강수량은 173.3mm로 평년(63mm)의 2.8배, 강수일수는 14.2일로 평년(5.9일)의 2.4배였다. 둘 다 관측 이래 역대 1위다.
특히 강원영동 지역이 압도적이었다. 이 지역 10월 강수량은 408.2mm로 평년의 4.6배 수준, 강수일수는 평년의 약 3배인 21.3일을 기록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국가 재난 사태까지 선포됐던 강릉의 경우 10월 3일부터 24일까지 22일 연속 비가 내리며 1911년 관측 이후 가장 긴 강수 지속 기록을 갈아치웠다. 그냥 ‘비가 잦았다’가 아니라 오래 그리고 강하게 내렸다.
기상청은 “중순까지 따뜻하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북서쪽의 차고 건조한 상층 기압골이 자주 남하하면서 비가 잦았다. 하층에서는 저기압이 여섯 차례 통과하며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이후 북동쪽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으로 동풍이 강화되면서 지형효과가 더해진 강원영동 지역에 비가 이어지는 패턴이 반복됐다”고 분석했다.
바다도 더웠다...해수면 온도 23.3℃
주변 바다도 뜨거웠다. 10월 해수면 온도는 23.3℃. 최근 10년 평균(21.6℃)보다 1.7℃ 상승했으며 2016년 이후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해역별 수온이 눈에 띄는데, 서해는 평년보다 1.4℃ 높은 21.6℃, 동해는 0.5℃ 높은 22.3℃, 남해는 25.9℃로 최근 10년 가장 높은 수온을 보였다.
해수면온도 상승은 수증기 공급 증가, 대기 불안정, 강수량 확대로 이어지는 대표적 기후위기 신호다.
이미선 기상청장은 “하순에 일시적인 추위가 나타나 기온 변동이 컸고, 가뭄에 시달리던 강릉에는 22일간 비가 지속되는 등 큰 기후 변동성을 보였다”며 “11월부터 겨울철 위험기상 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