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4000마리 남은 두루미 가족...올 겨울 처음 인천에
전세계 4000마리 남짓한 국제적 멸종위기종 두루미생태평화학교·두루미 축제 등 보호활동 예정
올 겨울 인천갯벌을 찾은 첫 두루미 가족이 확인됐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강화탐조클럽 전 회장이자 세밀화가로 활동 중인 정용훈씨가 4일 오전 7시 55분경 동검도 방향으로 날아가는 3마리의 두루미를 관찰했다고 밝혔다. 올해 두루미 도래일은 지난해보다 약 일주일 정도 빠른 것으로 알려진다.
인천 시조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두루미는 전 세계에 3500~4000마리 정도밖에 남아있지 않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취약(VU) 종이다. 국가적색목록평가에서도 위기(EN) 단계로 평가된다.
부리를 하늘로 향하고 반복해 우는 구애 행동이 특징인 두루미는 월동지에서는 주로 농경지나 갯벌에서 낟알을 먹거나 곤충, 미꾸라지, 올챙이, 갯지렁이, 다슬기, 설치류 등을 잡아먹는다. 결빙된 저수지, 강의 모래톱 등에서 잔다. 우리나라 두루미 월동지는 강원도 철원군, 경기도 연천군, 파주시, 강화군 등 주로 비무장지대와 민간인 통제지역 일대다.
인천갯벌에는 매년 두루미가 찾아오는데, 인천두루미네트워크가 지난 2월 실시한 시민동시모니터링에 따르면 지난 11월부터 3월까지 월동기간 동안 관찰된 두루미 개체수는 총 74마리. 1990년대 국가기관 및 시민 관찰기록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두루미는 여전히 DMZ, 민간인 통제구역, 갯벌, 농경지를 찾아오지만 그 공간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 따르면, 서식처의 감소와 함께 사람들의 알 채집, 농약 중독, 비행 중 전깃줄과의 충돌과 같은 인위적 위협도 이어지고 있다. 서식지가 줄어들수록 겨울 한 지역에 개체가 몰리고 질병으로 인한 집단폐사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보호 대책으로 농경지 보전, 습지 보호구역 확대, 접경지 관리 강화 등이 제시한다. 희귀철새인 두루미 보호를 위해 18개 기관·단체가 모여 활동 중인 인천두루미네트워크는 매년 두루미 생태학교, 두루미 시민모니터링, 두루미 첫발견자 이벤트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올해는 인천시가 처음으로 활동 예산을 지원하면서 12월 하순 강화에서 ‘제1회 인천시조 멸종위기종 두루미축제’를 열 계획이다.
인천두루미네트워크 관계자는 “올해 두루미들의 도래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두루미 보호활동을 다양하게 펼칠 예정이다. 매월 2차례씩 시민모니터링단을 모집해 정기모니터링을 실시하고 두루미 서식지 보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시민교육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