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가 COP30 앞두고 제시한 3가지 불편한 진실

2025-11-03     우다영 기자
(사진 gatesnotes 캡처)/뉴스펭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가 "기후위기는 인류 종말이 아니라, 인간 복지를 다시 중심에 둘 과제"라고 밝혔다. 이달 브라질에서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그는 "기후정책은 온도계가 아닌 인간의 삶을 기준으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빌 게이츠는 최근 개인 블로그에 게재한 글 <Three tough truths about climate(기후에 대한 세 가지 불편한 진실)>에서 기후위기 대응이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단일 목표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후변화는 분명 심각한 문제지만 인류 문명의 종말을 뜻하지 않는다"며 "기후대응 핵심은 온도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며 세 가지 핵심 논점을 제시했다. 첫째, 기후변화는 위협적이지만 문명을 무너뜨리지는 않는다. 둘째, 많은 사람에게 더 큰 위협은 기후가 아니라 빈곤과 질병이다. 셋째, 청정기술이 화석연료만큼 저렴해져야 실질적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지난 10년간 국제에너지기구(IEA)의 탄소배출 전망이 40% 낮아졌다"며 기술혁신이 이미 효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발전·제조·농업·운송·건물 등 전 세계 주요 배출 부문에서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며 "문제는 기술의 유무가 아니라 확산 속도"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COP30이 '적응'과 '개발'을 핵심 의제로 다루는 점에 주목하며 "개발은 곧 적응"이라고 말했다. 기후대응은 단순한 감축 목표가 아니라, 건강·식량·에너지 접근성을 개선하는 과정이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온실가스 수치보다 중요한 것은 삶의 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극심한 더위 속 냉방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가, 홍수 뒤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는가, 이런 것이 진짜 기후대응의 척도"라며 기후정책 평가 기준으로 유엔의 인간개발지수(HDI)를 제안했다.

끝으로 그는 "COP30은 기후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중요한 시점"이라며 "이제는 온도계가 아닌 인간 삶을 기준으로 기후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기후위기 논의의 축을 바꾸려는 시도'로 평가했다. CNN은 '기후운동의 종말론적 담론에 대한 강한 반발"로 분석하면서 "게이츠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질병·기아 등 인간의 기본 복지를 함께 다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역시 "게이츠가 기후위기를 인정하면서도 '절망 담론'을 거부하고, 기술 혁신과 인간 복지 개선을 병행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