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손으로 고른 플라스틱 1위는 '농심'
전국 초·중·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직접 기록한 결과, 가장 많은 일회용 플라스틱을 배출한 기업은 농심으로 나타났다. 과자 봉지와 음료병, 즉석식품 용기까지 손에 잡히는 플라스틱 대부분이 식품·음료 포장재였다.
그린피스가 지난 6월 23일부터 7월 18일까지 '2025 플콕조사'를 진행했다. 플콕조사는 '플라스틱 콕 집어내기' 줄임말로, 생활 속 플라스틱을 직접 수거해 어느 기업 제품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지 기록하는 시민참여형 프로젝트다. 올해는 전국 9개 학교에서 137명 학생이 참여해 평균 6.4일 동안 조사했고, 총 3025건의 플라스틱이 집계됐다.
조사 결과 전체 플라스틱 87%가 식품 포장재였고, 그중 생수·음료 포장재가 41.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전체 기업 순위에서는 농심이 1위, 롯데칠성음료가 2위, 동원F&B, 코카콜라, 오리온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22년과 2023년에는 롯데칠성음료가 1위, 농심이 2위를 기록했지만, 2025년에는 농심이 1위로 올라섰다.
세부 부문별 과자/간식류에서는 오리온이 1위, 롯데웰푸드가 2위, 즉석/간편식류에서는 농심이 1위, 오뚜기가 2위로 집계됐다.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선별하면서 플라스틱 문제를 체감했다. 김○○ 김포고등학교 교사는 "우리나라가 세계 플라스틱 배출 상위권에 속한다는 사실에 학생들이 놀랐다"고 말했다.
조○○ 소만초등학교 교사는 "기업이 생산 자체를 줄이고, 정부가 재사용 시스템을 의무화해야 한다. 마을 단위에서 언제 어디서나 재사용 분리수거가 가능하도록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라스틱 문제는 곧 생태계 보호 인식으로 이어졌다. 윤○○ 배곧해솔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은 모든 파괴와 탄소 배출, 오염 행위를 오늘 당장 멈추길 바란다"면서 "호박벌과 박새, 점박이물범과 지렁이를 사랑하며 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그린피스는 "기업들이 일부 재생 플라스틱 도입이나 포장 경량화만 내세울 뿐, 생산량 자체를 줄이지 않고 있다"며 "재사용, 리필 기반 포장 시스템을 도입해야만 실질적 감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플라스틱은 99% 이상이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진다. 국제사회는 180여 개국이 참여하는 협상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규제 방안을 논의 중이다. 그린피스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직접 기록한 데이터가 보여주듯, 가장 먼저 변해야 할 주체는 대기업 식품/음료"라며 "지속 가능한 포장 시스템 전환이 늦어질수록 기업의 국제 경쟁력도 뒤처질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