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육하원칙] 먹으면 잠 쏟아지는 ‘조름나물’

2025-09-21     곽은영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조름나물’.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조름나물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이다. 아래는 조름나물의 육하원칙.

 

Who?

내 이름은 조름나물. 학명은 Menyanthes trifoliata L. 용담과 여러해살이 수생식물이야.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위기(EN) 범주에 속하며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식물이야. 

 

When?

4~5월 꽃을 피우고 6~7월에 결실해. 2012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지정돼 계속 보호되고 있어. 지난해 6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모니터링 중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신규 자생지가 확인됐어. 새롭게 발견된 자생지는 북방계 고산 습지식물 피난처이자 남방한계선으로 추정돼 학술적 가치가 아주 크다고 해. 

 

 

Where?

연못, 개울가, 습지 등에 사는 북방계 식물이야. 한국에서는 몇몇 곳에만 자생지가 있어. 경상북도와 강원도에만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현재 경북 울진군과 강원도 평창군의 최초 발견 서식처는 완전히 파괴됐어. 전 세계적으로는 북미, 아시아, 유럽에 분포해. 

 

과거 괴혈병 치료에 이용됐던 조름나물.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What?

나는 나물로 먹으면 졸음기가 돈다고 해서 조름나물이 되었어. 한자명은 졸음 수(睡), 나물 채(菜)로 졸음나물을 뜻하는 수채(睡菜)야. 내 뿌리와 잎은 식용으로 사용되는데 과거 괴혈병 치료에 이용했다고 해. 수심이 깊지 않은 대암산 용늪에 사는 친구들은 꽃을 피우지 않고 영양번식만 하는 것으로 알려져.

 

How? 

땅속줄기는 옆으로 길게 뻗으며 끝에서 잎이 5~6장 나와. 잎은 작은 잎 3개로 이뤄진 겹잎인데, 작은 잎은 긴 타원형으로 길이 4~8cm, 너비 2~5cm야.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둔한 톱니가 있어. 꽃은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는 길이 20~40cm의 꽃자루 끝에 총상꽃차례로 피어나며 흰색이야. 꽃받침과 꽃부리는 5갈래로 갈라지며 꽃부리 안쪽에 긴 털이 빽빽하게 나. 수술은 5개, 암술은 1개야. 열매는 삭과로 둥글고 지름은 6~7mm야.

 

Why?

나는 북방계 습지식물로 일부 자생지는 완전히 파괴됐어. 남은 곳도 각종 개발로 위협받고 있어. 현재 국가생물적색목록 준위협(NT),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 최소관심(LC)으로 평가되고 있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일부 자생지가 완전히 파괴된 ‘조름나물’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