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잡초로 미백 화장품 만들면?

2025-09-16     이한 기자

도로변에서 흔히 보이는 ‘잡초’ 추출물에서 피부미백과 항염증 효과 등이 일부 발견돼 이달 중 세안제 화장품으로 출시된다. 국내 자생생물의 가치를 산업과 연결시킨 사례여서 주목된다.

방동사니속 식물에서 항염과 피부미백 효능이 확인돼 세안제 화장품 개발로 이어졌다. 사진은 푸른방동사니. (사진 국립생물자원관)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16일 “방동사니속(Cyperus) 식물에서 항염과 피부미백 효능을 확인한 연구 성과가 기업으로 관련 기술이 이전되어 세안제 화장품으로 개발돼 이달 중에 출시된다”고 밝혔다.

방동사니속 식물은 우리 주변 도로변이나 보행자도로의 틈에서 흔히 발견되는 식물이다. 강한 생명력으로 흙이 거의 없는 척박한 환경에서도 쉽게 뿌리를 내리고 자라 잡초로만 여겨져 왔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자생생물 유용성 검증 연구를 통해 방동사니속 추출물이 피부 염증의 주요 원인인 산화질소(NO) 생성을 최대 90% 줄이고, 피부색을 어둡게 하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65% 이상 억제하는 것을 확인했다. 

환경부는 “방동사니속 식물 추출물이 피부 염증 완화와 미백 화장품 소재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2022년 11월 국유특허로 등록됐으며, 화장품 전문기업 ㈜풀코스가 2023년 5월 기술을 이전받아 방동사니속 추출물을 함유한 세안제 화장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이달 중 정식 출시되며, 9월 20일부터 10월 19일까지 제천에서 열리는 ‘제천국제한방·천연물산업엑스포’와 11월 13일부터 16일까지 킨텍스에서 열리는 ‘메가쇼 2025’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쉽게 발견되는데...

이날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이 소개한 방동사니속 제품 적용 식물은 2종이다. 하나는 푸른방동사니, 그리고 또 하나는 금방동사니다. 푸른방동사니는 사초과 방동사니속 한해살이풀로 우리나라 전역 습한 풀밭, 경작지, 저수지 주변에 주로 서식한다. 한뿌리에서 여러개의 잎이 나서 포기를 만들고, 잎은 선형으로 좁게 자라며, 푸른색 꽃이 피며, 9~10월에 열매가 달린다.

금방동사니 역시 사초과 방동사니속 한해살이풀이다. 국내 전역 논밭이나 습지에서 주로 자라며 잎은 모여서 선형으로 좁게 자란다. 꽃대가 나와서 노란색 꽃이 피고, 열매는 진한 갈색으로, 8~10월에 꽃과 열매가 달린다.

이날 보도자료에 따르면 식물 추출물의 세포 내 항염 실험 결과, 지질다당류(LPS)로 염증을 유발시킨 세포에서 산화질소(NO) 생성과 염증성 대사물질 생성이 억제됐다. 푸른방동사니 추출물은 대조군 대비 약 50%, 금방동사니 추출물은 대조군 대비 약 90% 억제했다. 아울러 푸른방동사니와 금방동사니 추출물 모두 멜라닌 합성효소 활성을 65% 이상 억제시켜 피부 미백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호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성과는 흔히 보이는 잡초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한 사례”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자생생물의 가치를 밝혀 산업과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