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내내 이어지는 재난 3대장...폭염·폭우·열대야
폭염과 열대야가 이례적으로 빨리 시작된 가운데 집중호우와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는 힘겨운 여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전국 평균기온이 27.1℃로 가장 더웠던 1994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았다. 상순과 하순에는 극심한 무더위가 이어졌고 중순에는 강하고 많은 비가 퍼부었다.
기상청이 이달 초 발표한 ‘2025년 7월 기후특성’에 따르면 7월 전국 폭염일수는 14.5일로 평년보다 10.4일 많았다. 구미, 청주, 대전, 서울 등 62개 지점 중 31개 지점에서는 한 달의 절반 이상 동안 폭염이 발생했고, 26일에는 대관령에 1971년 관측 이래처음으로 폭염이 발생했다.
무더위는 밤에도 이어졌다. 이 기간 열대야일수는 6.7일로 평년보다 3.9일 많았다. 특히 서울 밤이 뜨거웠다. 서울 열대야일수는 평년(4.8일) 대비 약 4.8배인 23일로 1908년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역대급 무더위로 손꼽히던 지난 1994년(21일)과 비교해도 이틀 많았다. 이런 가운데 서울 외에도 인천, 청주, 목포, 강릉 등 총 8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열대야일수가 올해 가장 많았다.
쏟아지는 비도 문제였다. 7월 전국 강수량은 249.0mm로 평년(296.5mm) 대비 85.8%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중순에 많은 강수가 집중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의 전국 강수량은 239.4mm로 7월 강수량의 대부분(96.1%)을 차지했다. 16~20일에는 총 161건의 호우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되는 등 전국적으로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특히,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며 큰 지역 차이를 보였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강한 강수대가 유입된 충남 서산은 누적 강수량이 578.3mm로 평년 연 강수량(1253.9mm)의 절반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서해남부해상에서 강한 강수대가 유입된 광주와 전남은 500mm 이상, 지형효과가 더해진 경남 지리산 부근(산청 등)은 800mm가량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서산, 산청, 광주, 합천에서는 단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시간 최다강수량 7월 극값을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7월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24.6℃로 최근 10년 중 가장 높았다.
장동언 기상청장은 “올해 7월은 폭염과 열대야가 이례적으로 빨리 시작되고 중순에는 집중호우, 이후 다시 극심한 무더위가 연일 이어지며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상기후 현상을 빈틈없이 감시하고, 기상정보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