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숲 속 올빼미 ‘빼꼼’...“생태계 건강 증거”

양양생태사진연구회 3개월간 멸종위기종 번식 촬영 산림개발에 의한 서식지 감소로 멸종 위협 받는 종

2025-08-13     곽은영 기자
(사진 양양군)/뉴스펭귄

최근 강원 양양 백두대간 고산 숲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자 야행성 텃새인 긴점박이올빼미의 번식 장면이 포착됐다. 양양군은 양양생태사진연구회가 지난 4월부터 7월 중순까지 약 3개월간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긴점박이올빼미는 엷은 황갈색 깃털에 검은 갈색 세로 얼룩무늬와 깃털 끝 흰색 얼룩무늬가 특징이다. 몸길이는 50cm가 넘고, 날개 길이는 최대 135cm에 달한다. 올빼미보다 크고 가슴에 세로 무늬만 있어 상대적으로 밝은 인상을 준다. 얼굴을 둘러싼 안반과 턱밑은 크림색이며, 수컷의 울음소리는 최대 2km 밖에서도 들린다.

서식지는 백두산 일대 고산지대 침엽수림으로 잡목림이나 활엽수림에서도 서식한다. 특히 고사목과 열린 공간이 있는 오래된 숲을 선호한다고 알려진다. 국내에서는 주로 강원·경기 산지에서 관찰된다. 전 세계적으로도 개체수가 많지 않으며 중국 북부·일본·시베리아 등 일부 고산지대에만 분포한다. 주요 먹이는 설치류로 곤충·작은 조류도 포식한다.

(사진 국립생물자원관)/뉴스펭귄

국내 개체수는 산림개발에 의한 서식지의 감소와 단편화로 위협받고 있다. 그 밖에 밀렵, 독성물질 등에 의한 생물 농축, 구조물과의 충돌 등도 위협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한국적색목록에 멸종위기범주로 평가되고 있다. 

국립생태원 자료에 따르면, 번식기는 2~7월로, 2~3월에 24개의 알을 낳아 28~35일간 포란한다. 부화 후 약 35일간 육추를 거친다. 둥지 밖으로 나간 이후에도 60일간 부모에게 먹이를 받는다.

이번에 양양생태사진연구회가 발견한 둥지는 두 곳으로, 한 둥지에서는 부화한 새끼가 천적인 담비에게 잡히는 장면이 촬영됐고, 다른 둥지에서는 새끼들이 무사히 성장해 자연으로 돌아갔다. 긴점박이올빼미 번식 장면을 포착한 사례는 국내에서도 드물다.

황하국 양양생태사진연구회장은 “귀한 올빼미가 양양에서 번식한다는 것은 지역 생태계가 매우 건강하다는 증거”라며 “긴점박이올빼미가 안전하게 보호돼 개체수가 늘고,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