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덜 쓰라고만 하지 말고 생산부터 줄이자”

2025-07-17     이한 기자

환경단체 등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플라스틱 생산 감축이 포함된 강력한 협약안을 지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탈플라스틱 로드맵의 핵심은 폐기물 처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생산 감축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려면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된다. (사진 풀뿌리연대)/뉴스펭귄 

국제 플라스틱 협약 최종 협상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내외 17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플뿌리연대’가 16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위와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단체 관계자들은 정부의 탈플라스틱 행보가 지금보다 더 가속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고금숙 알맹상점 공동대표는 지난 6월, 95개국이 서명한 니스 선언에 대한민국이 불참했다고 지적하며 “생산 감축을 포함한 협약문을 지지하는 등 책임지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 ‘알맹상점처럼 국민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순환경제 거점을 국가가 지원하겠다’며 탈플라스틱 로드맵 수립을 공약한 바 있다. 

김혜주 동아시아바다공동체 오션 국제협력팀장은 이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해양쓰레기 문제를 말한 것에 대해 언급하면서 “해양쓰레기 문제의 핵심은 쓰레기 처리가 아닌 쓰레기가 바다로 흘러가지 않게 쓰레기를 덜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해양쓰레기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바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협상장”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들의 플라스틱 감축 의지는 높은 만큼, 정부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서아론 녹색소비자연대 국장은 “2024년 실시한 소비자 인식조사 결과, 82.2%가 플라스틱 사용 종식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했고, 64.6%는 재활용보다 생산 감축이 우선이라고 답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은 플라스틱을 줄이겠다는 준비가 되어 있지만, 이들의 실천을 지속가능하게 하려면 사회적 분위기와 정부 정책 뒷받침이 필수”라고 말했다. 

플뿌리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한국 정부는 INC-5의 개최국이었음에도 그간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공언한 탈플라스틱 로드맵의 핵심은 폐기물 처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원료가 되는 화석연료 추출을 포함한 플라스틱 전 생애 주기의 ‘생산 감축’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8월 5일부터 14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제5.2차 정부간협상위원회 (INC-5.2)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