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속 가뭄·홍수 동시 대비...환경부 AI 홍수예보 가동”
최근 전국에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고 미국 텍사스에서는 홍수로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등 세계 곳곳에서 기후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환경부가 가뭄과 홍수라는 복합재해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장마가 빠르게 물러나고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가뭄이 우려되지만 기후변화로 집중호우와 태풍 등도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총력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환경부는 9일 ‘최근 저수율이 낮아진 강릉 등 지역별 가뭄을 비롯해 여름철 자연재난대책기간(5월 15일~10월 15일) 중 집중호우와 태풍에 대응한 기존 홍수대응체계를 유지하는 등 가뭄·홍수 복합재해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다목적댐 및 용수댐 등 생활·공업용수 주요 수원은 대부분 예년 수준 이상의 저수율을 유지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생활·공업용수를 정상 공급 중이다. 7월 7일 기준 다목적댐(19개소) 평균 예년대비 116.2%, 용수댐(12개소) 평균 예년대비 98.1%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 강수량이 부족한 지역은 가뭄 단계로 관리되고 있다. 운문댐은 6월 1일부터 가뭄 '주의' 단계로 관리를 받고 있으며, 하천유지용수를 감량하고 지방상수도를 대체 공급하는 방식으로 대구·경북 지역에 생활·공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운문댐은 대구(달성군 포함), 경산시, 영천시, 청도군, 칠곡군 등 급수인구 약 120만명에게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강릉시 오봉저수지 상황이다. 현재 가뭄 '관심' 단계인 이 저수지는 강릉 지역의 생활·공업·농업용수를 공급하는 핵심적인 수원으로, 강릉시 생공용수 공급비율 86.6%로 급수인구 약 18만명을 담당하고 있다.
김효정 환경부 물이용정책관은 7월 8일 오봉저수지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하고 가뭄 대응 실태를 확인했다. 이어 환경부는 농림축산식품부, 강릉시, 한국농어촌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등 관계기관과 7월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6동에서 가뭄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오봉저수지 등 가뭄 상황 및 대책을 점검하며 생활·공업용수의 안정적 공급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서 환경부 등 관계기관은 오봉저수지가 가뭄 '심각' 단계로 격상될 것을 대비하여, 향후 강우 등 기상 여건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생활·공업용수 제한급수와 병물 공급, 이동형 세탁차량 지원, 단기 대체수원 발굴 등 대책 필요성을 검토했다.
환경부는 가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짧은 시간 내의 집중호우와 태풍의 위험에 대비하여 인공지능(AI) 홍수예보, 국가하천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을 활용한 하천 위험상황 감시, 빗물받이 점검·청소 등 홍수방지를 위한 노력도 지속하고 있다. 또한 가뭄 이외에도 폭염으로 인한 녹조 발생에 대응하여 먹는 물 안전 확보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손옥주 환경부 물관리정책실장은 "올해는 장마가 빠르게 종료되고 여름철 기온도 평년보다 높아 저수량 관리가 더 어려울 전망이나 일일 대응체계로 전환하여 홍수 대응뿐 아니라 안전한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극한기상 현상이 빈발하는 가운데, 환경부의 이번 복합재해 대응 체계는 가뭄과 홍수라는 상반된 재해에 동시 대비하는 선제적 접근으로 평가된다. AI 기술을 활용한 홍수예보 시스템과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 등은 급변하는 기상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