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양산성화, 북태평양보다 빠르다

수산과학원-POSTECH 10년 추적조사 결과 동·남해 pH 감소 폭 하와이 해역보다 최대 2배

2025-06-26     곽은영 기자
한국 주변 바다의 산성화가 북태평양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올여름 우리나라 앞바다의 표층 수온이 평년보다 1℃ 내외로 더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해수산성화가 북태평양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수온난화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흡수가 주된 원인으로 연안 생태계와 수산자원에 중장기적 위협이 우려된다.

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과 포항공과대학교(POSTECH)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공동으로 수산과학조사선을 활용해 연 3~4회, 동해·남해·서해 전역의 80여 개 정점에서 수심별 해수 샘플을 채취해 수소이온농도(pH) 등 관련 지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해양산성화의 주요 지표인 해수 pH가 동해에서 –0.040, 남해에서 –0.055, 서해에서 -0.029만큼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같은 기간 북태평양 하와이 인근 해역의 pH 감소폭인 -0.027과 비교했을 때, 동해는 약 1.5배, 남해는 2배에 이르는 수치다. 서해는 북태평양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해양산성화 관측 정점. 숫자는 정선해양조사 정선 번호. (사진 국립수산과학원)/뉴스펭귄

이산화탄소 흡수와 해수온 상승 요인 작용

해양산성화는 해수 중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로 점차 산성도가 높아지는 현상으로 pH는 낮아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조개류와 산호, 갑각류 등 석회질 생물의 생존과 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국립수산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이러한 바다의 급속한 산성화는 급격한 해양온난화에 따른 해수온도 상승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해양 흡수가 주된 원인이다.

이번 조사를 통해 확보된 8000여 개의 해양산성화 관련 자료는 국제 해양산성화 감시 네트워크 GOA-ON(Global Ocean Acidification-Observation Network)에도 공유돼 세계적인 해양 기후변화 대응 연구에 활용될 예정이다.

최용석 국립수산과학원장은 “해양산성화는 향후 연안 생태계와 수산자원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중요한 기후변화 영향 요소”라며 “우리 바다의 기후변화 영향 파악을 위한 과학적인 감시·분석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