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육하원칙] 뜨거운 햇살·거친 바람 속에 사는 ‘날개하늘나리’

2025-06-29     곽은영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날개하늘나리’.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날개하늘나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이다. 아래는 날개하늘나리의 육하원칙.

 

Who?

내 이름은 날개하늘나리. 학명은 Lilium dauricum Ker Gawl.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이야.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육상식물이자 희귀식물이야. 

 

When?

한여름인 6월에서 7월, 뜨거운 태양을 바라보며 꽃을 피워내. 8~9월에 삭과이면서 좁은 도란형의 열매를 맺어. 

 

Where?

나는 해가 뜨겁고 바람이 거센 고산에서 살아. 해발 1400m의 높은 산지 능선부가 내가 사는 곳이지. 한국에선 강원도 일대에 주로 분포하고 경상북도, 전라도 일부 고산지대에서도 살아. 해외에선 중국, 일본, 러시아, 북한 등지에 분포해. 

 

커다란 나리꽃이 하늘을 향해 달리는 데다 줄기에 난 날개가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것 같다고 해서 ‘날개하늘나리’라고 불린다. (사진 국립생태원)/뉴스펭귄

 

What?

내 이름은 줄기의 특징에서 유래됐어. 줄기를 자세히 보면 꼭 날개처럼 돋아난 능선이 있고 그 위에는 작은 돌기들이 돋아 있거든. 커다란 나리꽃이 하늘을 향해 달리는 데다 줄기에 난 날개가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것 같다고 해서 ‘날개하늘나리’라고 불려. 꼿꼿하고 강인한 모습으로 한국에 사는 나리 중 가장 아름답다는 칭송을 받고 있어. 높은 곳에 살다 보니 아무에게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고귀한 꽃으로 불려. 

 

How?

높이는 일반적으로 60~90cm이지만 최대 1.5m까지도 자라. 줄기에 좁은 날개 모양의 종선이 있어. 줄기 중앙 윗부분에 환절이 있고 여기에서 가지가 옆으로 뻗어나가. 줄기 끝에서 붉은색 꽃이 위를 향해 피어나. 꽃잎은 길이 7~8cm로 6장이고 비스듬히 퍼져 끝이 약간 뒤로 젖혀져 있어. 이 모습이 꼭 술이 가득 찬 술잔 같다는 사람들도 있어. 꽃 안쪽을 중심으로 자주색 반점이 있어. 피침형인 잎은 길이가 5~12cm이고, 잎자루 없이 줄기에 어긋나게 달려.

 

Why?

보다시피 나는 하늘을 향해 피는 크고 화려한 꽃이 매력적이야. 사람들은 그런 내가 관상 가치가 높다며 무분별하게 채취해 가. 관목층이 발달하거나 경쟁식물이 많이 유입되면 쉽게 쇠퇴하는 경향도 있어. 이런 이유로 현재 국가생물적색목록에서 멸종우려범주인 위기(EN)로 평가되어 있어. 

지구에 사는 식물의 40%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진다. 생물의 서식지이자 먹이 역할 하는 식물의 멸종은 동물이 사라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식물의 육하원칙>에서는 매주 일요일 국내외 멸종위기 식물을 하나씩 소개한다. 이번 주는 하늘을 향해 붉은 꽃을 피워내는 ‘날개하늘나리’이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