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아세아시멘트 "에너지 사용 늘었지만 배출 억제"
3년 새 에너지 사용량 25% 늘어...업계 유일 두 자릿수 증가 "생산 늘었지만 배출은 억제… 설비 투자로 상쇄"
아세아시멘트가 최근 3년 사이 에너지 사용량이 25% 이상 늘었음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억제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량 증가로 에너지 사용량이 불가피하게 늘었지만 설비 개조 투자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아세아시멘트의 2023년 에너지 사용량은 1만5324테라줄(TJ)로 2021년 대비 25% 증가했다. 시멘트 업계 주요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1% 증가에 그쳤다. 회사 측은 생산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 증가는 불가피했지만, 설비 개조와 효율 개선 투자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억제했다고 설명했다.
아세아시멘트는 2018년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며 생산 규모를 2.5배 이상 키웠다. 현재 두 회사는 별도 운영되고 있으나,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양사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아세아시멘트 240만 tCO₂eq, 한라시멘트 424만 tCO₂eq로 합산 시 업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배출량을 기록한다.
아세아시멘트는 중장기 탄소중립 목표로 ‘ECO TOGETHER 2025’를 수립하고, 2025년까지 2020년 대비 온실가스 25% 감축, 2030년까지 42%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회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산업 폐기물과 부산물을 시멘트 원료로 재활용하고, 대체연료 기술을 도입해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감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성 공정에 투입되는 유연탄 비중을 줄이고 대체연료 비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저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세아시멘트 관계자는 “2023년은 클링커와 시멘트 생산량이 함께 증가한 해로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도 함께 늘었다”며 “그러나 온실가스 배출량은 설비 개선 등 저감 노력이 이뤄지면서 같은 폭으로 증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NOx 규제 두고 업계 안팎 ‘촉각’…“정부 정책이 변화의 핵심”
시멘트 산업은 석회석과 원자재를 고온에서 소성하는 공정 특성상 에너지 소비가 많고, 제조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석회석을 대체할 수 있는 저탄소 원료 개발, 소성로 효율 개선, 재생연료 도입 등 다양한 기술 도입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업계의 감축 노력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은 “시멘트 업계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자체 노력이 부족한 편”이라며 “2030년, 2050년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도 이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수단과 전략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환경 기준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는 건 정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며 “제도적인 제재와 유인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 내부에서도 변화의 열쇠는 정부 정책에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 한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배출권 거래제와 질소산화물(NOx) 규제 움직임에 따라 기업들도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며 “환경 규제가 강화될수록 기업의 대응도 빨라진다”고 말했다.
질소산화물은 시멘트 소성로에서 고온 연소 시 다량 배출되는 물질로 미세먼지와 오존 생성에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대기오염 물질이다. 시멘트 공정에 특화된 저감 기술 도입이 점차 필수화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업계는 건설 경기 침체와 고비용 설비 투자, 기술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일부 환경 규제의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와 자원순환 업계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기후위기의 시대적 과제”라며 강도 높은 규제를 요구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배출실태와 개선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
해당 보도 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을까? 탄소중립 실현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잘 지켰을까?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업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일일이 대조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 추이를 분석했다.
이번 기획은 크게 2가지 줄기로 나뉜다. 시즌1에서 보도했던 전기·전자, 석화·정유, 시멘트 3개 업종 기업의 2021년 이후 흐름을 살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음식료품 업종을 추가해 기업별 기후행동을 비교 평가했다.
위 기준에 따라 정리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관련 현황을 15회차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연재순서>
1. 기후악당들은 정말 달라졌을까?
2. 탄소배출 '큰 손' 기업 아쉬운 성적표
3.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탄소배출 현황
4. 넷제로 외친 통신3사, 배출량 계속 늘었다
5. 삼성전자, 유일한 '천만톤클럽'...에너지사용량 급증
6. LG전자,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저감량 '최고'
7. 시멘트 업계 유일 ‘천만톤클럽’ 쌍용C&E “3년 연속”
8. 아세아시멘트 "에너지 사용 늘었지만 배출 억제"
9. 3년 전과 달라졌네...탄소배출 두 자릿수 감축한 한일현대시멘트
10. 에너지 기업들은 반성했을까? 기후대응력 0점 기업 현대케미칼
11. HD오일뱅크, 온실가스 배출 성적표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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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대상,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모두 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