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81% “기후 피해 복구는 화석연료 기업 책임”
옥스팜·그린피스, 유엔기후회의에서 1만5000여 명 대상 설문조사 결과 발표 화석연료 기업 1년 수익 5830억 달러…기후세로 개발도상국 피해 복구 가능
전 세계 시민 10명 중 8명이 화석연료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할 필요성이 있으며, 초부유층과 오염산업의 정치적 영향력이 지나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 정부가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유한 오염기업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과 그린피스 인터내셔널이 최근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기후회의(SB62)에서 공개한 글로벌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81%가 폭풍, 홍수, 가뭄, 산불 등 기후재해 복구를 위해 화선연료 기업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86%는 걷힌 세금의 상당 부분이 기후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사회에 직접 전달돼야 한다고 답했다.
누구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기후재해 생존자를 도울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66%가 화석연료 기업을 지목했고, 68%는 화석연료 산업과 초부유층이 자국 정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77%는 이들에 대한 과세를 우선시하는 정치인을 더 지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옥스팜은 별도의 분석을 통해 전 세계 590개 석유·가스·석탄 기업에 오염산업 초과이익세를 부과할 경우, 시행 첫해에만 최대 4000억 달러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2030년까지 연간 2900억 달러에서 최대 1조 4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개발도상국의 기후 손실 및 피해 복구 비용과 맞먹는 수준이다.
화석연료 기업 340곳,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절반 이상 차지
옥스팜 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오염을 많이 유발하는 화석연료 기업 585개가 지난 한 해 동안 총 5830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이들 기업 중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가 확인된 340개 기업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인간에 의해 발생한 전 세계 배출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옥스팜은 이들 기업의 1년치 배출만으로도 향후 100년간 270만 명이 열사병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 기업이 지난해 거둬들인 수익은 총 5830억 달러로 2019년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옥스팜과 그린피스는 이 같은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화석연료 기업에 오염산업 초과이익세를 부과할 것과, 이를 기후위기 취약국의 지원에 사용하는 방안을 촉구했다. 해당 세금은 화석연료 산업의 수익성을 낮추는 동시에 재생에너지 투자를 더욱 유인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될 수 있고, 이는 기후위기로 인한 추가 사망자 발생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초과이익세는 초부유층과 기타 오염 유발 산업에 대한 추가 과세와 함께 도입돼야 하며, 각국 정부는 이를 국가 단위에서 시행하는 동시에 유엔 차원의 공정한 국제조세협약을 위한 협상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옥스팜 인터내셔널 아미타브 베하르 총재는 “초거대 석탄, 석유, 가스 기업들은 자사의 오염 제품이 인류에 끼치는 피해를 수십 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속에서 이윤을 계속 추구하며 수백만 명의 삶과 생계를 파괴하고 있다. 그 피해는 기후위기의 책임이 가장 적은 글로벌 사우스의 여성, 남성, 아이들에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제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부유한 오염기업에 그 책임을 물어야 하며 새로운 산업 과세를 통해 기후 취약국을 즉각적으로 지원하고 정의로운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