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률 13% 종이팩...순환체계 복원 나선 유업계

남양유업·매일유업, 지자체·정부·플랫폼과 협업

2025-06-18     곽은영 기자
‘온라인 플랫폼 활용 종이팩 택배회수 시범사업’ 업무 협약식 단체사진. (사진 매일유업)/뉴스펭귄

종이팩은 고급 천연 펄프로 만들어져 재활용 가치가 매우 높지만, 국내 회수율은 10%대로 뚝 떨어진 상태다. 유제품을 담는 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포장재지만 분리배출 체계 미비와 인식 부족, 인프라 한계로 대부분이 일반쓰레기로 소각되거나 매립된다.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유업계가 종이팩 재활용률 제고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 관계기업들과 손잡고 종이팩 자원 순환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22일, 천안시를 포함한 8개 기관·단체와 ‘종이팩 회수·재활용 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공동주택과 행정복지센터에 종이팩 수거함을 설치해 회수율을 높이는 민관 협력 모델을 가동하기로 했다.

회수된 종이팩은 제지 전문기업인 한솔제지를 통해 포장용 박스 등으로 재활용된다. 남양유업은 재활용 제품을 직접 활용할 계획이다.

남양유업은 2022년부터 소비자 참여형 우유팩 수거 캠페인을 진행해왔고, 2023년에는 멸균팩 순환체계 구축 협약을 맺는 등 자원순환을 위한 지속적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일유업은 환경부, 카카오, CJ대한통운, 한솔제지와 함께 ‘종이팩 택배회수 시범사업’에 돌입했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이 시범사업은 카카오메이커스를 통해 누구나 종이팩 수거를 신청하고, 누적 수량에 따라 할인쿠폰이나 제품을 제공 받는 방식이다.

참여자는 종이팩 30개 이상부터 신청할 수 있으며 200개 달성 시 매일유업 할인쿠폰, 500개 달성 시 오트음료 제품 등을 제공 받는다. 수거된 종이팩은 CJ대한통운이 회수해 한솔제지에서 고급 재생 종이로 다시 태어난다.

기존의 일회성 캠페인을 넘어 디지털 플랫폼, 제조업, 물류, 정부가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회수 시스템의 실험적 모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급 자원이지만 회수율 낮아 시스템 혁신 필요

종이팩은 겉보기에 단순한 종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합재질 포장재다. 일반팩은 종이와 폴리에틸렌이, 멸균팩은 종이 외에도 알루미늄과 폴리에틸렌이 겹겹이 구성돼 있다. 특히 멸균팩은 실온 보관을 위한 차광·차단 기능이 요구되기 때문에 별도의 분리배출과 특수 공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소비자에게 별도로 구분해 배출하라는 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거나, 지역별 회수 인프라가 미비해 대부분 종량제 봉투로 배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종이팩 1톤을 재활용할 경우 30년생 나무 20그루를 심는 것과 같은 탄소흡수 효과가 있지만, 국내 종이팩 회수·재활용률은 2019년 19.9%에서 2023년 13%로 하락했다.

업계는 단순한 소비자 캠페인을 넘어, 지속가능한 인프라와 제도적 뒷받침, 이해관계자 협력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모두 제지사·정부·물류기업 등과의 연계를 통해 ‘회수부터 재활용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순환고리로 연결하는 시스템 구축에 방점을 찍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제품 생산뿐만 아니라 분리수거와 재활용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과 제조업, 물류,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들과 지구환경 부담을 줄이고 순환경제를 확산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남양유업 측도 “민관 협력을 통한 재활용 체계가 실제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며 “순환경제 사회 전환에 기여하고 ESG 경영을 더욱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