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년 전에도 있던 기후변화 "산업화 시작부터 새긴 흔적"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는 산업화 초기부터 남겨진 흔적이라는 근거가 발견됐다. 최근 발표된 연구는 19세기 후반 대기에서도 이미 인간 활동의 흔적이 나타나 있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대와 같은 관측 기술이 당시 있었다면, 기후변화 신호를 탐지할 수 있었을 거라는 분석이다.
미국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와 MIT 등 국제 공동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후 위성 수준의 정밀한 관측 장비가 1860년부터 존재했다고 가정할 때, 1885년 경이면 인간이 대기 온도에 영향을 주기 시작한 신호를 감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는 실제 관측이 아닌 가상의 조건을 설정해 뒀다. 연구진은 기후모델을 활용해 지난 160여 년간의 대기 온도 변화를 시뮬레이션했고, 결과를 토대로 인간의 영향과 자연 변동을 구분하는 통계적 기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로 인해 지상 약 10km 이상 대기층인 '성층권'에서 온도가 서서히 낮아지는 냉각 현상이 나타났고, 이는 자연적인 기온변화와는 다른 '인간의 지문'으로 간주됐다. 성층권은 자연적 변동성이 비교적 낮고 인간 활동의 영향이 선명하게 나타나는 구간으로, 인위적 신호를 조기에 식별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은 "만약 1860년부터 위성 관측 수준의 데이터를 누적해 왔다면 25년이 지난 1885년쯤 성층권에서 인간 영향이 드러났을 것"이라며 "측정 지역을 북반구 중위도로 한정하더라도 1894년 무렵이면 같은 신호를 식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지표면 가까운 대기층, 즉 대류권에서는 자연적 요인(태양 활동, 화산 분출 등)과 겹쳐 기온 변화가 더 복잡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인간의 영향을 분명히 구별할 수 있는 시점은 1960년대 이후였다고 연구는 설명한다.
논문 저자인 벤저민 샌터 박사는 "기후변화가 단기간 현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결과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