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발견된 멸종위기 상어?...왜 골프장에 떨어졌나
숲에 귀상어가 떨어지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9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머틀비치의 한 골프장에서 귀상어 사체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토네이도나 용오름에 휩쓸린 어류가 땅으로 떨어진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지만 실제 원인은 따로 있었다. 먹이를 놓친 맹금류 물수리의 소행이었다.
당시 골프장에서 귀상어가 땅으로 떨어지는 장면을 목격한 시민 조나단 말로는 까마귀 두 마리가 물수리를 쫓아 나무로 몰아넣었고, 그 과정에서 귀상어를 떨어뜨렸다고 전했다. 까마귀 같은 작은 새들은 번식기 동안 영역을 지키기 위해 '모빙(mobbing)'이라 불리는 집단 공격 전략을 쓴다.
말로는 처음엔 평범한 어류인 줄 알았지만 망치처럼 넓은 머리를 보고 귀상어라고 알아차렸다고 덧붙였다. 귀상어는 머리가 넓적해 다른 상어들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눈은 머리 양 끝에 달려 있다.
물수리는 어류 사냥에 특화된 맹금류다. 미끄러운 먹이를 움켜쥐고 날 수 있도록 발톱이 구부러져 있고 약 90m 상공에서도 물속 어류를 알아볼 정도로 시력이 뛰어나다. 한번 사냥감을 발견하면 시속 125km 속도로 물속을 향해 급강하한다.
물수리는 보통 30cm 이하의 작은 어류를 사냥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귀상어는 그보다 큰 개체로 알려진다. 물수리가 바다에서 최소 800m 떨어진 육지까지 귀상어를 옮긴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귀상어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서 '취약(VU)' 단계로 분류된 멸종위기종이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개체수가 급감했다.
물수리 역시 우리나라에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한 조류이며, CITES 부속서 II에 등재된 국제 보호종이다. 주로 어류를 먹기 때문에 중금속 오염으로 폐사하는 사례가 잦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