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삼성전자, 유일한 '천만톤클럽'...에너지사용량 급증

전기전자 업계, 온실가스 2900만톤 배출 1000만톤클럽 삼성전자, 업계 배출량 46% 차지 “간접배출 많은 전자업계, RE100이 관건”

2025-06-02     곽은영 기자
전기전자 업종 100만톤클럽 7개 기업이 배출한 온실가스가 업계 전체 배출량의 83%를 차지한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뉴스펭귄

삼성전자가 2023년 한 해 1329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기전자 업종 전체 배출량의 약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하면 일부 줄었지만 이 기간 동안 에너지 사용량은 늘었다. 평택 반도체 공장을 지으며 생산 라인을 확장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회사 측은 '사업규모가 커서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탄소배출을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전 세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전기전자 산업은 에너지 다소비 업종으로 이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도 결코 적지 않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의 ‘온실가스 백만톤 클럽의 기후행동 평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주요 배출기업들의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억6500만 톤에 달한다. 이 중 전기전자 업종의 비중은 6.3%, 약 2900만 톤에 이른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SKT, KT 등 7개 기업이 ‘100만톤클럽’에 포함됐다. 이들이 배출한 온실가스는 업계 전체 배출량의 83%를 차지한다.

전기전자 업종 연도별 배출량 및 100만톤 클럽 현황. (표 기후변화행동연구소)/뉴스펭귄

유일한 ‘1000만톤클럽’ 삼성전자, 에너지 사용량 20% 폭증

특히 눈에 띄는 건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2023년 한 해 동안 1329만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전기전자 업계에서 유일하게 ‘1000만톤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혼자서 전기전자 업종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6%를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2021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8% 감축했지만, 에너지 사용량은 20% 증가해 업계 평균과는 다른 흐름을 보였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한 자릿수 증가율이거나 오히려 에너지 사용을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평택 반도체 공장을 지으면서 생산 라인을 확장하다 보니 에너지 사용량이 불가피하게 늘어났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사업 규모가 크다 보니 온실가스 배출량이 다른 기업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데 수치에서 보는 것처럼 점차 줄여나가고 있다”며 “온실가스를 줄이고 재생에너지 사용률을 늘리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전기전자 업종 내 100만톤클럽 온실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사용량 현황. (표 곽은영 기자)/뉴스펭귄

전기전자 업계 온실가스 배출 2위는 SK하이닉스로 약 479만톤을 배출했다. 이는 2021년 대비 5.9% 증가한 수치로 에너지 사용량도 8.6% 늘었다.

SK하이닉스는 “에너지 절감 TF 활동을 통해 목표의 두 배를 초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2022년 29.6%에서 2023년 30.0%로 소폭 증가했다. 특히 국내 재생에너지 조달 환경이 열악한 상황에서 이룬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삼성SDI, 삼성전기 등은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이 1~2%로 비슷한 증감률을 보였다. 

간접배출 비중 높아 RE100 전환이 핵심

전기전자 업종은 간접배출(Scope 2) 비중이 크다. 자체 시설보다는 구매한 전기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많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RE100 전환이 중요한데 국내에선 아직 갈 길이 멀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살펴보면, 2018년 재생에너지 확대 선언 이후 2020년 미국·유럽·중국 사업장을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했고, 2022년에는 한국 DX부문 전 사업장과 베트남·인도·브라질 등 주요 제조거점으로 확대했다. 해외 사업장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전환이 진행되는 가운데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진전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최동진 소장은 “전력 사용 비중이 높은 전기전자 업종에선 RE100 달성이 핵심”이라며 “해외에서는 100% 재생에너지를 쓰는 기업이 국내에서는 그러지 못해 배출 저감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뉴스펭귄은 지난 2023년 '온실가스 100만톤 클럽'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100만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주요 기업들의 배출실태와 개선노력을 집중 조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의미 있는 보도였다.

해당 보도 후 기업들은 온실가스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였을까? 탄소중립 실현하고 ESG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약속은 잘 지켰을까? 그 부분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기업들의 최근 정보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등을 일일이 대조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에너지 사용량 증감 추이를 분석했다. 

이번 기획은 크게 2가지 줄기로 나뉜다. 시즌1에서 보도했던 전기·전자, 석화·정유, 시멘트 3개 업종 기업의 2021년 이후 흐름을 살폈다. 이와 더불어 시즌1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음식료품 업종을 추가해 기업별 기후행동을 비교 평가했다.

위 기준에 따라 정리한 대한민국 대표 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 및 에너지 사용 관련 현황을 15회차에 걸쳐 심층 보도한다. [편집자 주] 

<온실가스 100만톤클럽 시즌2 연재순서>

 

1. 기후악당들은 정말 달라졌을까?

 

2. 탄소배출 '큰 손' 기업 아쉬운 성적표

 

3. 국내 주요 식음료 기업 탄소배출 현황

 

4. 넷제로 외친 통신3사, 배출량 계속 늘었다

 

5. 삼성전자, 유일한 '천만톤클럽'...에너지사용량 급증

 

6. LG전자,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저감량 '최고' 

 

7. 굴뚝산업은 온실가스 주범? 배출량 증감률도 고만고만

 

8. 아세아시멘트 3년새 에너지 사용량 25% 증가

 

9. 3년 전과 달라졌네...탄소배출 두 자릿수 감축한 한일현대시멘트

 

10. 에너지 기업들은 반성했을까? 기후대응력 0점 기업 현대케미칼 

 

11. HD오일뱅크, 온실가스 배출 성적표 '좋음'

 

12. 여천NCC, 석유화학정유업종서 에너지 사용량 최대 감축

 

13. 음식료품업종 16개사 중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기업은 4곳

 

14. SPC삼립·오리온, 에너지 사용량 약 10% 증가

 

15. 대상, 온실가스도 에너지도 모두 줄였다